교감을 사칭해 여교사에게 전화를 걸고, 투숙한 호텔에서 슬리퍼, 수건 등을 훔친 경찰관의 해임은 마땅하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춘천지법 제1행정부(부장판사 성지호)는 경찰관 A씨(44)가 해임 처분이 너무 무겁다며 강원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6월26일 원주시 한 호텔에 투숙했다가 이튿날 퇴실하면서 슬리퍼와 베개, 가운, 수건 등 4만2000원 상당 물품을 절도했다.
앞서 5월18일에는 교감을 사칭해 여교사에게 전화를 걸어 “예쁘다는 소문을 듣고 전화했다. 남자친구를 소개시켜 주려 한다”고 하자, 결혼을 했다는 대답을 듣고 “예쁜 선생님 있으면 이름과 연락처를 달라”고 했다.
이 사건으로 강원지방경찰청은 A씨를 직위해제 했고, 징계위원회 의결을 거쳐 해임했다.
검찰은 A씨에게 절도 혐의에 대해 기소유예를, 경찰은 관명사칭에 대해 8만원의 통고 처분을 했다.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서도 해임 처분을 내리자 A씨는 해임 처분은 너무 무겁다며 강원지방경찰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다.
A씨는 “호텔측과 원만히 합의했고 검찰에서도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또 관명사칭의 경우, 마음에 드는 선생님의 결혼 유무를 알고 싶은 마음에 어리석은 행동을 했으나 직무관련성도 없고 이 사건은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며 해임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2017년 8월 순경으로 임용된 후 아직 시보기간 중임에도 관명사칭, 절도 행위를 연이어 했다”며 “경찰공무원으로서의 마음가짐과 준법의식을 매우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범죄를 예방해야 할 경찰이 도리어 고의로 범죄를 저지르는 행위는 의무위반의 정도가 중하다고 볼 수 밖에 없다”며 “의무위반행위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돼 파면·해임 대상이다”고 판시했다.
(춘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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