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단체 “아사 모자 죽음 정부 무책임…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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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18일 15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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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당한 생계 위기가 곧 우리들 위기"
"최소한 예우 갖춰고, 차별 정책 치워야"
지난 7월31일 서울 자택서 숨진 채 발견
경찰, 아사 가능성…국과수는 '사인 불명'

18일 탈북민단체가 숨진 뒤 수개월 만에 발견된 탈북민 출신 모자(母子) 죽음에 대한 정부의 사과를 거듭 촉구했다.

‘고(故) 한성옥 모자 사인 규명 및 재발방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낮 12시께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제4차 탈북민 총력집회를 열고 “정부는 왜 아사(餓死) 탈북 모자 죽음에 무시로 일관하느냐, 즉시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대위는 “한씨와 아들 김모(5)군이 당한 극도의 생계 위기가 곧 우리들의 위기임을 공감한다”며 “정부의 무책임하고 비인간적인 처사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국 3만4000여명 탈북민들은 끓어오르는 분노와 치솟는 의분으로 규탄한다”며 “탈북민들에 대한 차별 정책을 치우고 아사한 탈북 모자에게 최소한의 인간적 예우를 갖춰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OECD국가 중 복지체계 상위권에 속한 대한민국에서 탈북민들이 굶어죽고 자살하는 이 기막힌 현실은 정부가 우리들을 꺼려하고 차별하는 명백한 탄압”이라며 “통일부와 남북하나재단은 비대위와의 협상 결과를 번복하며 잔꾀를 부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통일부는 남북하나재단의 예산안을 살펴볼 권한을 비대위에 부여한 뒤 탈북 모자의 장례식을 치르기로 했지만, 돌연 통일부에서 장례식부터 치르자고 말을 번복했다는 게 비대위의 주장이다.

이날 이들은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분향소 방문 및 사과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사표 수리 등을 촉구했다.

한씨와 아들 김군은 지난 7월31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소재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숨진 지 수개월이 지나서야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집안에 먹을 것이 하나도 없었던 점에 비춰 모자가 아사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뒀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후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아 “사인 불명”이라고 밝혔다.

탈북민 등 시민단체 40여개로 구성된 비대위는 지난 8월14일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 탈북 모자 분향소를 설치하고, 책임자 처벌 및 재발방지 촉구 집회를 3차례 연 바 있다.

지난달 21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이들 모자에 대한 노제와 시민 애도장이 열리기도 했다.

통일부 산하 탈북민 지원기관인 남북하나재단의 고경빈 이사장은 같은 달 말께 비대위와의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취지로 통일부에 사의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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