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안에서 레깅스 입은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남성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의정부지법 형사1부(오원찬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원심은 A씨에게 벌금 70만 원과 함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24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같은 버스에 타고 있던 B씨의 엉덩이 부위 등 하반신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몰래 동영상 촬영했다. B씨는 당시 발목까지 오는 검은색 레깅스 하의를 입고 있었다. 상의로는 엉덩이 위까지 내려오는 회색 운동복을 입고 운동화를 신었다. 범행 이후 A씨는 현장에서 적발돼 경찰에 검거된 뒤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촬영 부위가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된다”며 A씨에게 죄가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레깅스를 입은 젊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성적 욕망의 대상이라 할 수 없다”고 판단해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레깅스는 운동복을 넘어 일상복으로 활용되고, B씨 역시 이 같은 옷차림으로 대중교통에 탑승해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 행위가 부적절하고 B씨에게 불쾌감을 준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B씨가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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