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검 조작 어려워지고 노출 분산, 모바일부터 적용… 향후 PC 확대
업계 “장기적으로 여론기능 축소”
최근 실시간급상승검색어(실검), 댓글 등을 통한 여론 조작 논란에 휩싸인 네이버, 카카오 등 양대 포털사이트 기업이 관련 기능을 연이어 축소하고 있다.
25일 여민수,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가 나서서 다음 포털의 연예뉴스 댓글 폐지, 카카오톡 실검 기능 폐지 방침을 발표한 데 이어 30일 네이버도 실검 서비스 일부 개편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31일부터 네이버 모바일버전에 로그인하면 실검이 해당 이용자의 연령대가 많이 찾는 순서대로 노출된다. 20대 사용자에게는 20대가 많이 찾은 검색어 차트가, 40대 사용자에게는 40대의 인기 검색어가 먼저 보이는 방식이다. 이전에는 전체 이용자의 급상승 검색어가 기본으로 떴다. 네이버는 이러한 연령대별 분류 노출 방식을 향후 PC버전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실검을 갑자기 없앨 경우의 충격을 방지하면서도 실검의 여론 영향력과 조작 가능성을 대폭 희석시키는 방안이라고 보고 있다. 연령대별로 검색어 집계가 분산될 경우 검색어도 상대적으로 다변화될 뿐만 아니라 전체 이용자가 한 번에 노출될 수 있었던 실검 조작 시도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네이버, 카카오의 이러한 움직임은 포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이 기존의 단순 플랫폼이 아니라 여론 형성의 센터로 여겨지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도 트럼프 정권으로부터 ‘가짜뉴스 생산지’로 포화를 맞고 있는 페이스북이 여론 형성 및 상위 노출 메커니즘의 기반이 되는 ‘좋아요’ 숫자 폐지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스타그램은 이미 캐나다, 일본 등 7개국에서 ‘좋아요’ 숫자 노출을 중단했다.
이날 한 포털 기업 핵심 관계자는 “우린 언론 매체가 아니다. 기존 언론처럼 여론 형성 및 전달을 책임질 수도 없고 우리의 사업 방향과 맞지도 않다”며 “장기적으론 이 부분을 많이 내려놓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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