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로 응급 출동 했다가 추락한 소방헬기는 이륙 후 좀처럼 고도를 높이지 못하다가 바다에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정범 독도경비대장은 1일 “통상적으로 헬기는 이륙 후 고도를 점차 높이는데 사고 헬기는 고도를 좀처럼 높이지 못한채 바다쪽으로 향했다”며 “헬기가 이륙 후 추락하기까지 2분이 안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헬기 추락을 목격한 후 곧바로 해경과 119 등에 신고를 했다”며 “독도경비대에 있는 동력보트로 추락지점을 수색하려 했으나 파도가 높아 수색을 못했고이후 해경 경비함정 및 민간 어선 등이 수색 작업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사고는 전날(31일) 밤 11시 26분경 발생했다. 이보다 앞서 소방은 오후 9시5분께 독도 인근 어선에서 손가락이 절단된 응급환자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이에 119는 EC-225 기종 헬기를 현장에 투입했다.
헬기는 기름을 채우기 위해 오후 10시49분경 울릉도에서 8분 가량 멈췄다가 다시 사고현장으로 떠났다. 오후 11시20분경 현장에 도착한 헬기는 응급환자와 보호자를 포함해 모두 7명을 태우고 오후 11시24분경 이륙, 2분 만인 11시26분 추락했다.
EC-225는 프랑스 유로콥터가 제작한 기종으로, 소방당국이 2016년 3월에 440억원을 들여 매입했다. 이 기종은 2016년 4월 대형 인명사고로 안정성 논란에 휩싸여 유럽항공안전청(EASA)이 4개월 운항을 금지시켰던 모델이다.
따라서 이번 사고 원인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기상 악천후보단 기체 결함의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나왔다. 황대식 전 한국해양구조협회 본부장은 이날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헬기가 거기까지 갔고 또 이륙을 했기 때문에 악천후에 대한 기상 영향은 상대적으로 좀 적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고헬기는 지난 9월23일부터 10월18일까지 한달여간 주기어장치인 회전익에 대한 기술점검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중앙119구조본부는 밝혔다. 사고 당시 독도 주변 해역은 초속 10~12m 안팎의 바람이 불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영남119특수구조대장은 “현재까지 사고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우선 실종자 수색에 집중하고 기체가 발견되면 추후 사고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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