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 남편 살인 사건’의 피해자 유가족은 4일 재판부를 향해 “살인마 고유정(36)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내려달라”고 청하며 울먹였다. 사건 발생일로부터 5개월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고유정 전 남편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정봉기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살인 및 사체손괴, 은닉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유정을 상대로 6차 공판을 열었다. 피해자 강모 씨(36)의 어머니와 남동생이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강 씨의 어머니는 “내 아들을 죽인 저 살인마와 이 한 공간에 있다는 게 참담하고, 가슴이 끊어질 듯 아프다”며 “지금까지도 아들이 돌아오지 않는 현실이 믿겨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시신조차 못 찾은 상태에서 장례를 치른 부모의 애끓는 마음은 아무도 알지 못 할 것”이라며 고유정을 향해 “내 아들의 시신 일부조차 찾지 못하게 입을 다물면서도 본인은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치는 저 모습이 너무나 가증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모에게 큰 기둥이었던 사랑스러운 아들이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는 현실이 믿겨지지 않는다. 너무 너무 보고 싶다. 지금도 문 앞에서 아들이 올까봐 문을 열어주려고 기다린다”며 울먹였다.
아울러 “제 아들을 지켜주지는 못했지만 지금이라도 우리 아들을 편히 쉴 수 있게 해주고 싶다”며 “너무나도 원통하고 분하다. 반드시 (고유정에게) 극형을 내려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강 씨의 동생은 ‘강 씨에게 변태적 성욕이 있었다’는 고유정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형님과 고유정의 이혼 당시, 고유정은 성과 관련된 얘기를 한 적이 없다”면서 “(형님에게 성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면) 왜 이혼하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얘기를 안했겠느냐”고 말했다.
강 씨가 고유정에게 집착한 일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형님은 고유정의 재혼에 집착하거나 충격 받은 적이 없다”며 “반면 고유정은 상자 1개 분량의 형님 물품을 보관했고, 범행 장소에 형님의 이름이 적힌 커플링까지 가져갔다고 하던데, 누가 집착을 한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고유정은 고개를 숙이고 앉아 조용히 유족의 진술을 들었다. 반대 신문은 이뤄지지 않았다. 유족의 호소를 들은 일부 방청객들은 눈물을 흘렸다.
고유정은 올 5월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강 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했다. 고유정은 6월 1일 청주의 자택에서 긴급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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