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날아 가는건 왜 없나” KBS 영상 공개에 가족들 실신·오열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11월 6일 11시 41분


‘KBS의 독도 사고 헬기 이륙 영상 미제공’ 논란과 관련, 6일 피해자 가족들이 ‘원본 영상 공개’를 요구하며 분통을 터트렸다.

해경은 이날 대구 달성군 강서소방서에서 KBS가 제공한 휴대전화 영상을 피해자 가족들에게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은 약 20초 짜리로 지난 2일 KBS 뉴스 9을 통해 보도된 영상과 같은 내용이다. 헬기가 독도에 착륙하는 장면과 이륙하는 장면만 있고, 환자를 헬기에 태우는 모습이나 헬기가 추락하는 장면 등은 없는 영상이다.

가족 대기실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가족들은 “환자 타는 거, 헬기 이륙했을 때 (모습), 날아가는 건 왜 없냐. 이미 다 아는 영상을…”, “이걸 또 틀다니…여기있는 가족들 한번 더 죽이는 거다!”고 소리쳤다.

이 과정에서 한 가족은 실신해 병원에 이송되기까지 했다.

가족들은 “오늘까지 KBS의 일말의 양심을 기다렸다”며 “압수수색을 통해 원본 영상을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족들은 또 양승동 KBS 사장, 헬기를 촬영한 직원, 이를 보도한 기자가 와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설명을 하지 않으면 다른 관계자는 만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날 KBS 부사장과 기술본부장, 보도부국장 등이 가족 대기실을 찾았지만 가족들이 거부해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가족들은 “촬영 당사자와, 기자, 사장을 오라고 했지만 다른 사람이 온다고 해서 필요없다고 했다”며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와서 진솔하게 사과하지 않으면 만나지 않을것”이라고 말했다.

KBS는 지난 2일 사고 헬기가 독도에 착륙한 뒤 환자를 태우고 이륙하는 장면을 보도했다. 독도에서 KBS 장비를 점검하던 기술직원이 휴대전화로 찍은 영상이었다. 뉴스가 나간 후, 독도경비대 관계자는 “KBS 직원이 헬기 진행 방향 영상을 제공하지 않고 촬영하지 않았다고 거짓말했다”는 내용을 네이버 댓글에 썼고, 논란이 확산됐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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