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현상에 따라 파킨슨병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 질환은 치매, 뇌졸중과 함께 노인성 3대 질환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50대 이하 중년, 20~30대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파킨슨병은 뇌 신경계 퇴행성 질환이다. 뇌에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 신경세포들이 점차 죽어가면서 움직이기 어려워지는 병이다. 60세 이상 노인 가운데 1~1.5%가 앓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아직까지 파킨슨병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파킨슨병을 확진할 수 있는 검사법은 없다. 환자 병력과 증상, 진찰 소견, 치료 반응 등을 종합해 진단한다. 움직임이 느려지거나 떨리고, 팔다리가 뻣뻣해지는 경직 현상이 대표적이다. 몸이 엉거주춤하게 굽고 기억력 장애, 우울증, 수면장애, 기립성저혈압 등을 동반한다. 떨림 현상은 파킨슨병 환자 10명 중 7명에서 나타난다. 주로 앉아 있거나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몸이 떨린다.
젊은 파킨슨병 환자들은 유전적인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 부모 중에 파킨슨병 환자가 있고 손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이 질환은 초기에 전신 피로와 권태감, 팔다리 통증이 생긴다. 문제는 이런 증상이 관절염이나 오십견, 신경통, 우울증 등으로 오해하기 쉽다는 것이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이유다. 파킨슨병 환자 70%가 뇌졸중 치료를 받았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파킨슨병 초기에는 몸 한쪽에만 증상이 나타나서다. 하지만 2년 뒤에는 몸 전체에 증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뇌졸중에 의한 마비는 힘이 감소하면서 나타나지만, 파킨슨병은 운동 속도가 느려질 뿐 힘은 정상적으로 유지한다. 파킨슨병은 발병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고, 서서히 몸 상태가 나빠진다. 반면 뇌졸중은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고성범 고대구로병원 뇌신경센터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도 치매에 걸리지만, 초기부터 기억력이 크게 떨어지거나 장애를 겪는 경우는 드물다”며 “나이가 많은 부모님이 있다면 주기적으로 몸 상태를 꼼꼼히 살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파킨슨병은 초기에 약물 치료가 잘 되는 편이다. 약물로 도파민을 보충하면 신경전달물질이 균형을 맞춰 증상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치료도 5년 후에는 효과가 점차 줄어들게 된다. 약물을 복용해도 1~2시간이 지나면 다시 증상이 나빠진다. 환자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춤을 추듯이 흔들리는 ‘이상운동항진증’도 나타난다.
약물 치료가 잘 듣지 않으면 뇌심부자극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뇌심부자극술은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뇌 부위를 찾아내 볼펜 심 크기의 전기자극기를 심는 방식으로 집도한다. 자기공명영상(MRI) 장비와 뇌항법장치, 미세전극기록법 등을 이용해 정밀하게 이뤄진다. 수술을 받은 당일에 가벼운 운동과 식사가 가능할 정도로 안전한 편이다.
파킨슨병은 오래 앓을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병이다. 관리도 까다롭다. 중증이 아니면 물리치료를 받는 게 좋다. 고성범 교수는 “파킨슨병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어 심리적인 고통이 큰 병”이라며 “조기에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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