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골프 언론보도에 오월 단체 “사법부 우롱·국민 모욕”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8일 10시 49분


'재판 불출석' 허가 받은 전씨, 골프장 라운딩에 격분

건강상 이유로 5·18민주화운동 관련 재판에 불출석하고 있는 전두환(88) 전 대통령이 지난 1월에 이어 또다시 골프를 즐기는 보도가 나오자 오월 단체가 거세게 반발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8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1980년 5월 당시 광주시민들이 전씨를 향한 분노와 울분을 국민들이 다시금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며 “광주 학살의 책임을 조금도 느끼지 못하는 후안무치한 모습에 통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출석을 허가한 사법부 역시 우롱당한 꼴이다. 이제는 전씨를 구속해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후식 5·18 부상자회장은 “국민을 기만하고 광주시민과 오월 영령을 모욕하는 처사다”면서 “전씨가 사죄와 반성은 커녕, 아직도 독재자로 군림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역사가 단죄할 것이다”고 성토했다.

정현애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전씨의 파렴치함에 논평의 가치조차 못 느낀다”며 “재판에는 불출석하면서 골프장은 즐겨 찾는 것은 국민 감정과 동떨어져 있을 뿐더러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양심과 예의도 없는 행위다. 사법부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판단을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5·18기념재단과 오월 단체는 협의를 거쳐 이날 오후 공동 비판성명을 낸다.

앞서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는 지난 7일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전씨 부부와 일행들이 골프를 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서 전씨는 5·18민주화운동의 책임을 묻는 임 대표의 질문에 “광주하고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나는 모른다”고 답했다.

전씨는 또 “군에 다녀왔느냐, 당시 발포명령을 내릴 위치에 있지도 않은데 어떻게 명령을 하느냐”고 항변했다. 1030억 원에 이르는 미납 추징금과 세금 체납에 대해서는 “자네가 납부해 주라”고 말하기도 했다.

영상 속에서는 전씨 일행이 임 부대표 등에게 욕설하고 카메라를 손으로 치는 등 촬영을 방해하는 모습도 담겼다.

전씨는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형사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알츠하이머 등 건강상의 이유로 재판에 잇따라 불출석한 전씨는 지난 3월11일 법정에 처음 출석했다. 그러나 법정에 들어서기 전 ‘발포명령자’ 관련 질문에 신경질을 내고 재판 도중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여 국민적 공분을 샀다.

재판부는 지난 5월8일 전씨의 불출석 허가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전씨는 선고 재판에만 출석한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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