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 울렸다…홍대 앞서 홍콩 지지 집회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9일 19시 46분


"한국 민주화에 국제사회 관심, 우리도 보답"
재한 홍콩·중국인 간 갈등 고조에 충돌 우려
"보복 두려워 마스크…홍콩 미래 위해 싸워"

토요일인 9일 젊은이들이 밀집한 서울 도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펴졌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이어 홍콩의 민주화 시위에서도 널리 불리는 노래다.

참여연대 등으로 구성된 홍콩·한국 민주주의 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6시께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홍콩 지지 집회 ‘우리의 연결로 홍콩에 민주주의를!’을 열고 침묵하지 않고 홍콩 시민들과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은 “홍콩의 많은 시민들은 5·18 광주민주화 운동, 6·10 민주항쟁, 지난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 민주화의 길을 걸어 온 한국 시민들이 손을 잡아 주길 희망하고 있다”며 “한국 군부독재 시절 국제사회가 한국에 지지를 표한 것처럼 이제는 한국도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콩·중국 정부를 향해 ▲시위대에 대한 폭력진압 즉각 중단 ▲경찰의 폭력진압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위원회 구성 ▲11월24일 구의회 선거 예정대로 실시를 촉구했다. 한국 정부에도 홍콩의 인권 침해 상황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라고 요구했다.

마스크를 쓴 채 무대에 오른 한 재한 홍콩인은 “마스크를 쓰는 것은 보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홍콩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홍콩의 독립 뿐 아니라 홍콩의 미래를 위해 싸우려고 한다”며 “자유와 민주주의를 얻을 수 있는 날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경찰이 쏜 최루탄을 피하려다 주차장에서 추락해 숨진 홍콩과학기술대 대학생 차우츠록(22)의 사망을 추모하기 위해 검은 리본을 달고 현장에 모인 이들은 ‘국가 폭력 중단하라’ ‘긴급법을 철회하라’ ‘Fight for freedom’ ‘Stand with HongKong’ 등의 구호로 힘을 보탰다.

홍콩의 시민단체 연대체 민간인권전선의 얀 호 라이 부의장은 “차우츠록의 사망을 듣고 홍콩의 많은 사람들이 1987년 한국에서 시위에 참가했다가 최루탄을 맞아 사망한 학생을 떠올렸다”며 “이것은 홍콩만의 일이 아니라 자유와 민주를 위한 싸움의 고통을 겪어 본 모두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속 홍콩의 일에 관심을 가져 달라”며 “당장의 경제적인 이익보다 홍콩을 위한 목소리를 내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이날 공원 인근을 행진 후 홍대입구역에서 2부 집회를 이어갔다. 2부에서는 불을 붙인 초로 차우츠록의 이름을 만들어 그를 추모하는 행사가 진행됐다.

다만 당초 예상됐던 한국 내 중국인들과의 충돌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홍콩 지지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학내 갈등이 계속되는 양상이라 이날 현장에서도 충돌 우려가 제기됐다.

사회를 본 이상현 국가폭력에 저항하는 아시아공동행동 활동가는 집회 시작에 앞서 “평화를 염원해서 온 자리이기 때문에 충돌이 발생하는 상황은 피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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