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여중이 ‘행복학교’로 선정된 지 3년째다. 행복학교란 배움과 협력이 있는 미래형 학교를 만들어가는 경남형 혁신학교를 가리킨다. 그간 민주적 학교문화 조성과 학생 자치활동의 활성화를 구축했고, 배움 중심의 교육과정 실현 및 삶과 연계된 배움의 철학이 구현되는 시간을 보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찾아가고자 나서게 된 교육활동이다. 예전에는 학생에게 꿈을 물어보면 ‘돈을 많이 버는 일’이라는 대답이 적잖이 나왔다. 우리 교육의 어떤 부분이 잘못됐기에 아이들이 자기만의 꿈을 갖지 못하고 막연하게 돈을 벌고 싶다고 답했을까. 우리의 교육과정이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함안여중은 역량을 기르는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적성과 진로에 맞는 꿈을 찾아가도록 하는 교육과정을 펼치고 있다.
자유학기제에서 자유학년제 확대 실시로
함안여중은 2015년부터 3년간 자유학기제를 운영했고 지난해부터는 1학년 두 학기 모두 자유학년제를 운영하고 있다. 수년간의 운영을 통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주제선택활동, 진로탐색활동, 예술·체육활동 등 다양하고 알찬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마음껏 꿈과 끼를 찾아가는 학생수요 중심의 자유학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제선택활동으로 교실수업 개선을 선도하고 다양한 분야와 기관에서의 체험활동을 통해 진로를 탐색하고 있다. 특히 지역 체육관과 연계해 볼링, 복싱, 수영, 스피닝, 댄스 등의 체육활동으로 학생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주고 있다.
미래 핵심 역량을 강화하는 세계시민교육 프로젝트 수업
나눔과 배려, 소통의 세계시민교육은 5년째 꾸준히 해오고 있는 함안여중만의 색깔 있는 교육과정이다. 올해는 학년별로 1학년은 ‘지역문화유산’, 2학년은 ‘나눔 및 양극화 해소’, 3학년은 ‘생태 및 환경’이라는 주제로 프로젝트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교사 또한 배우며 성장하는 공동체가 되기 위해 교사연구회 및 교직원 협의회,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운영하면서 적합한 수업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학부모와도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평생교육과 학부모회, 미디어를 활용하고 있다. 지역자치단체 및 마을과의 지평도 넓히기 위해 마을학교를 운영하는 것도 특징이다.
교육공동체가 함께하는 학교에서 학생은 즐겁게 꿈을 찾아 나갈 수 있고, 학부모는 애정 어린 참여를 아끼지 않으며, 교사는 열정적인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학교의 교육과정은 더욱 풍성해지고 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꿈을 꾸며 활기찬 삶을 살아가는 힘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살아있는 진로교육의 장을 만들다
함안여중은 생활 터전과 연계하고 전통의 얼을 계승하는 진로교육의 장을 만들기 위해 지역의 특성을 살린 교육과정을 편성했다. 지역 교육청 및 지역의 장인들과 연계한 지역특화 프로그램에 학교의 특색을 더한 ‘너랑 나랑 용기랑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지역의 명인을 강사로 초빙해 된장, 간장 담그기 과정을 통해 우리 전통 발효음식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을 쌓고 우리 문화에 대한 애정을 가지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기술·가정, 과학 교과 등과 연계함으로써 학습효과를 높였다. 학생들이 완성된 장을 상품화하고 홍보 및 판매활동을 실시했으며 수익금은 지역의 소외된 학생들을 위해 전액 기부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은 협력과 배려의 자세를 배웠고 관련 직업에 대한 체험의 기회로 삼게 됐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의 많은 노력으로 학생들이 적성을 계발하고 진로를 찾아가고자 하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대학입시라는 큰 과제에 부딪히게 된다. 그 벽을 넘을 수 없다고 여기는 학생과 학부모 중에는 초·중학교에서 시도하는 교육과정의 혁신에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고교 교육과 대학 입시 과정에 이르기까지 변혁이 일어나지 않으면 진정한 진로교육이 정착할 수 없을 것이다. 고등학교가 고교학점제를 통해 교과 선택의 기회를 넓혀 학생에게 적성을 찾아가는 교육을 하려는 변화 속에서 미래교육에 대한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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