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4시30분께 대구교육청 제24지구 제4시험장인 청구고등학교 앞은 수험생 자녀를 마중나온 학부모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쌀쌀한 바람에 잔뜩 몸을 움츠린 채 자녀들을 기다렸다.
이곳에서 만난 김주영(47·여)씨는 “아이가 나오면 고생했다는 말만 해주고 싶다”면서 “다른 것보다 무사히, 특별한 변수 없이 무사히 시험을 마쳤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3 아들을 둔 아버지 이해균(50)씨는 “알아서 잘할 거라 믿어 걱정하지는 않았지만 짠한 마음은 어쩔 수 없더라”며 “아침에 배웅하고 또 데리러 왔다”고 했다. 같은 시간 대구교육청 제24지구 제3시험장인 경북여자고등학교에서는 수험생들이 웃음꽃을 피우며 속속 시험장을 빠져나왔다.
재수생 김모(20·여)씨는 “평소 공부하던 습관과 컨디션을 그대로 유지하려 노력했다”며 “난이도는 평이했다. 결과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며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교복을 입고 교문을 빠져나온 박모(19·중앙고)양은 “긴장한 탓인지 모의고사 때보다 시간 분배가 쉽지 않았다”면서 “그래도 끝나니 너무 기분이 좋다. 다른 학교에서 시험 친 친구들과 동성로에서 만나기로 했다”며 발걸음을 옮겼다.
시험장에서 단연 눈길을 끈 이는 올해 최고령 대구지역 수능 응시자인 박선민(80·여)씨다. 지난해 수능에 응시해 대구 수성대학교에 재학 중이지만 올해 다시 시험에 도전했다.
박씨는 “시험을 치는 게 재미있었고, 학생들도 다들 열심이었다”면서 “어려운 건 영어였고 탐구 영역과 한국사는 쉬웠다. 작년보다는 수월했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총 122개(대구 49개, 경북 73개) 시험장에서 수험생 4만7043명(대구 2만7812명, 경북 1만9231명)이 수능에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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