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을 복용하는 치료후기를 영상으로 제작해 주목을 받아온 유튜버 안핑거가 최근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안핑거는 지난 9월20일부터 펜벤다졸 후기영상을 총 9개 올렸고, 일주일마다 혈액검사를 통해 간과 염증수치가 변하는 것을 확인하겠다고 밝혀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2만7000여명으로 늘었다. 이 유튜버는 말기 직장암 환자였으며, 유족은 고인의 죽음이 펜벤다졸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핑거 딸은 공식 유튜브 채널 게시판을 통해 “부친께서 지난 13일 오후 2시27분쯤 사망했다”며 “원인은 암이 아닌 뇌경색, 섭취장애에 의한 호흡부진과 페 손상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는 6년 전 심근경색이 발생해 혈관약을 계속 복용했지만, 최근 몇 달간 녹즙과 비타민을 먹으면서 증상이 개선돼 약을 중단했다”며 “혈관을 생각하지 않고 음식 조절을 하지 않은 채 암 치료에만 전념한 게 화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안핑거 딸은 “아버지는 본인이 힘들어도 다른 암환자와 소통하고 응원 댓글을 읽으며 힘을 내셨다”며 “암환자들이 희망을 잃지 말고 꼭 완치하기를 기도하겠다”고 구독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안핑거 사망을 공지한 게시글에는 “좋은 정보(를) 많이 주셨고 암환자들에게 희망(이)셨는데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혼*) “암환자들에게 큰 희망이었데, 너무 안타깝다”(황**) 등의 댓글이 달렸다.
펜벤다졸은 지난 9월 말기 폐암을 앓던 미국인이 이 약을 복용한 뒤 완치를 주장한다는 기사가 국내에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말기암을 투병 중인 개그맨 등이 펜벤다졸을 복용하겠다고 나서면서 열풍 수준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의사들은 암환자가 펜벤다졸을 복용하는 것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의사협회는 지난 7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펜벤다졸은 기생충을 치료하는 데 쓰이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개나 염소 등 동물에게만 사용이 승인된 약품”이라며 “펜벤다졸이 일부 동물실험에서 효과가 있었다 해도 사람에게서 같은 효과를 보인다는 보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펜벤다졸은 동물에게 구토 및 설사, 알레르기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고용량을 복용해 독성간염이 발생한 사례가 학술대회에서 보고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의사협회는 “펜벤다졸 복용을 고려하는 환자들은 반드시 담당 주치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의사협회 입장에도 펜벤다졸에 대한 암환자들의 관심은 식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 4일에는 펜벤다졸의 항암 효능을 입증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해달라는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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