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운전 등 혐의로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된 배우 최민수(57)가 19일 항소심 첫 공판을 위해 법정에 출석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2부(선의종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특수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최 씨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최 씨는 법정 출석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인생을 어떻게 살았나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면서 “내가 나름 갖고 있는 신조가 쪽팔리지 말자다. 여러분 앞에 서 있는 모습이 쪽팔린가. 아직 안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항소 배경에 대해서는 “항소 기한 마지막날 쯤 저녁에 저쪽(검찰)이 항소를 했다. 사실은 그것도 제가 지인을 통해서 들었다”면서 “우리는 전혀 몰랐다. 그래서 변호사가 (항소를) 하더라. 저는 주변에서 알아서 할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최 씨는 “쪽팔리지 말자”라고 크게 외친 후 법정으로 들어갔다. 최 씨의 부인 강주은 씨(48)도 최 씨가 법원 건물에 들어간 이후 뒤따라 들어갔다.
최 씨는 지난해 9월17일 오후 12시53분경 여의도의 한 도로에서 보복운전을 하고 상대 운전자에게 욕설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최 씨는 상대 차량이 자신의 진로를 방해하자 다시 추월해 급제동했다. 당시 상대 차량은 갑자기 멈춰서는 최 씨 차량을 들이받을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또 최 씨가 피해 운전자와 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거친 욕설을 한 것으로 보고있다.
1심은 최 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운전행위는 피해차량 운전자에게 상당한 공포심을 안길 뿐만 아니라 후속 사고 야기의 위험성이 있고,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의 운전행위를 차량 운전자가 미처 피하지 못해 실제 추돌사고가 발생했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법정에서 피해차량 운전자를 탓할 뿐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최 씨에게 선고된 형량이 가볍다고 판단해 항소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심에서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최 씨 측은 1심 선고 직후 항소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검찰 항소만으로 2심이 열리면 검찰 주장 중심으로 재판이 흐를 수 있기 때문에 항소한 것으로 보인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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