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기사들도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처음 나왔다. 노조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으면 노조 결성, 단체교섭, 파업 등 ‘노동 3권’을 행사할 수 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민사합의1부(부장판사 서정현)는 최근 손오공과 친구넷 등 대리운전업체 2곳이 부산 대리운전산업노조 소속 조합원 3명을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업무 내용, 시간, 기사 배정 등에 비춰 볼 때 대리기사들이 겸업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근로 전속성 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질적으론 해당 업체에 고용된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이어 “업체들이 기사들로부터 대리운전 1회에 3000원의 수수료를 받는 점, 대리운전 업체가 수수료를 일방적으로 책정하고 있는 점, 복장 착용이나 교육 의무 부과, 업무지시를 따르도록 하는 점에서 지휘·감독도 존재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또 “노조법은 특정 사업자에 대한 소속을 전제하지 않고 고용 이외의 계약 유형에 의한 노무 제공자까지 포함할 수 있도록 근로자를 정의하고 있다. 교섭력 확보를 통해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기사들을 노조법상 근로자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부산지부는 19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5∼27일 파업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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