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차귀도 해상에서 조업 중 발생한 화재로 12명의 사망·실종자를 내고 전복한 갈치잡이배 대성호(29톤·통영선적) 사고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해양경찰청은 이날 오후 대성호 선미(선체 뒷부분) 인양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경은 화재로 대성호 선수(선체 앞부분)와 선미가 두 동강나 선수는 침몰하고 선미는 잠겨 일부만 해상에 떠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인양작업에는 제주대학교 실습선인 아라호(2995톤)가 투입된다. 아라호에 설치된 윈치(도르래로 무거운 물체를 끌어올리는 기계)를 이용한다. 아라호는 오전 9시30분 제주 서귀포항을 출항해 오후 2시쯤에나 사고 해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인양에 해군을 투입할지 여부도 협의 중이다.
해경은 지난 19일 소속 잠수사 21명을 투입해 침실 등이 있는 선미 내부를 2차례 수중수색했으나 형체가 심하게 훼손돼 별다른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선체를 인양해 오리무중인 화재 원인과 사고 발생 당시 상황을 추정할 계획이다.
또 해경은 이와함께 숨진 김씨를 이날 오후 부검해 사인을 밝혀낼 예정이다.
배의 절반인 선수는 바다 밑에 가라앉아 정확한 위치 파악이 되지않아 해군에 무인잠수정을 요청했다.
그러나 남은 선체를 인양해도 이미 상당 부분 훼손된 것으로 보여 조사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도면상에는 선체 가운데 조타실과 기관실이 위치하고 있다. 조타실을 중심으로 뒤쪽에 침실과 식당이 있다.
해경이 수중수색을 통해 육안으로 확인한 결과 엔진을 비롯해 시설 상당 부분이 유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숨진 선원 김모씨(58)는 얼굴을 포함해 상반신 전체에 큰 화상을 입었고 작업복이 아닌 간편한 옷차림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작업 중이 아니라 휴식 또는 자고 있다가 예측못한 상황에서 변을 당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선박은 냉동기 등을 하루종일 사용하는 특성상 누전·합선의 위험성이 크다.
동절기여서 난방기 사용 중 불이 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조리실에 갖춰진 가스폭발이 원인이었을 가능성도 추정한다. 김씨의 시신 상태나 대성호가 조난신호를 보내지 못했을 정도로 긴박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볼 때 가스폭발도 설득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8월 경남 통영시 욕지도 해상에서 승선원 7명을 태우고 항해하던 어선에서도 액화산소용기의 내부압력이 상승해 폭발한 적이 있다.
아직 정확한 화재 발생 시간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대성호에 설치된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가 소실된 시간은 이날 오전 4시15분.
그리고 대성호가 다른 어선과 마지막으로 함께 작업한 시간은 같은 날 오전 3시여서 약 1시간 사이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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