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최대 도시 오클랜드에서는 초등학교마다 ‘트래블 와이즈’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 주변의 교통안전 여건을 직접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학교와 시 당국에 알려 개선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이다. 오클랜드의 초등학생들이 학교 주변 도로에서 ‘스피드건’을 들고 차량 속도를 측정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 것도 이 프로그램 때문이다. 오클랜드시 교통국 관계자는 “시 공무원이나 경찰의 단속보다 학생들의 프로그램 참여가 교통안전 환경을 개선하는 데 더 효과적인 방법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오클랜드시가 2003년부터 시행 중인 ‘트래블 와이즈’ 프로그램은 ‘타운워칭’ 활동의 일종이다. ‘타운워칭’은 주민들이 거주 지역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를 직접 찾아내 시 등 관계 기관에 알림으로써 개선을 유도하는 지역 공동체 활동이다.
행정안전부도 지난해 상반기부터 ‘안전 타운워칭’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민이 거주 지역 주변에서 안전 위험 요소를 발견하게 되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안전신문고’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해 위험 요소 제거를 유도하고 있다.
이달 8일 울산에서는 40여 명이 참여해 전통시장과 공원 주변의 안전 위험 요소를 점검했다. 앞서 10월 31일 세종시에서는 지역 교통봉사대와 안전보안관 등 30여 명이 참여해 경부선 조치원역 주변에서 불법 주정차 차량과 각종 교통법규 위반 행위를 점검한 뒤 신고하는 활동을 벌였다. 또 가을 행락 철을 맞아 세종시 인근의 금강, 계룡산 일대에서도 활동을 했다. 대전에서는 자전거도로의 안전 상태를 점검했고, 충북에서는 지역축제 행사장 주변에서 행사장 방문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없는지를 확인했다.
행안부는 내년엔 ‘안전 타운워칭’ 활동의 규모를 키워 봄철 해빙기, 여름철 물놀이, 겨울철 한파처럼 계절적 특성을 반영해 각 분야에서 점검 활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조상명 행안부 생활안전정책관은 “주민들이 현장을 직접 찾아 활동하면서 안전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면 정부가 수립하는 각종 안전정책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생활 속에서 안전문화를 뿌리내리는 데 기여한 개인과 단체에 매년 ‘안전문화대상’을 수여하고 있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은 안전문화대상 시상식은 수상자를 포함해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8일 오후 1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올해 개인 부문 최고 영예인 국민포장은 손삼호 사랑실은교통봉사대 대장과 윤영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어머니안전지도자중앙회 상임부회장이 받는다. 손 대장은 1986년 봉사대를 설립해 지금까지 1만5000여 명의 봉사자와 함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전국 순회 캠페인을 벌인 공로를 인정받았다. 손 대장은 재난 발생 시 이재민들이 생활 터전으로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복구 지원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윤 부회장은 1993년부터 전국을 돌며 어린이와 노인 등 연간 2000여 명을 상대로 교통안전 교육을 실시해 안전 취약계층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는 데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대통령 표창 3명, 국무총리 표창 4명, 행안부 장관 표창 16명도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단체 부문에서는 울산시와 대전 대덕구, 광주 광산구, 한국도로공사 등 7곳이 대통령 표창 수상 단체로 선정됐다. 울산시는 ‘우리 함께해요 세이프 울산’ 사업을 통해 어린이 안전 일기 쓰기, 안전문화 페스티벌 등을 진행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대덕구는 여성 안심 거울길과 여성 안전 지킴이집 설치 등 여성들이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 데 많은 노력을 쏟은 공로를 인정받았다. 충남도와 울산시교육청, 한국남부발전 영월발전본부, 경북안전기동대, 한국어린이안전재단 등 9곳은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다.
김계조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안전의식을 갖고 안전생활을 실천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안전 관련 기관과 단체들이 앞으로도 계속 함께 힘써 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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