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아내 살해 80대 집유…“아내의 고통 보다 못해 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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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1월 29일 11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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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법원종합청사 현판.© News1
부산법원종합청사 현판.© News1
암투병 중인 아내를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80대 남편이 법원으로부터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권기철 부장판사)는 29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80)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7월29일 오후 3시쯤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아내 B씨(79)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있다.

B씨는 지난 4월 병원으로부터 기대 수명이 6개월 정도 남았다는 말과 함께 말기 암 진단을 받았다.

이후 B씨는 건강상태가 극도로 악화돼 몸무게가 37kg으로 줄었고, 며느리에게 “나 좀 죽여달라”는 말을 하는 등 삶의 의지를 잃어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3개월 가량 간병인도 없이 아내 B씨를 간호해 오다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수사기관에서 “암투병 중인 아내의 간호가 힘이 들고 자식들에게 미안해서 아내를 숨지게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에 앞서 이례적으로 A씨가 범행에 이르게 된 점을 설명했다.

재판부는 “지난 1959년 결혼한 두 사람은 주변인들에게 ‘잉꼬부부’라고 불릴 정도로 사이가 좋았고, A씨는 아버지와 남편으로서 그 동안 가족들을 잘 부양해 왔다. 이후 암투병 중인 아내의 고통을 보다 못해, 그리고 이 과정에서 본인도 상당한 고통을 받아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살인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존엄한 사람의 생명을 빼앗은 범죄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범죄”라며 “다만 80대의 고령인 점, 간병인도 없이 혼자서 아내를 간병해 오다 범행을 저지른 점, 피해자의 유족과 이웃들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부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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