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설명회 시즌이 돌아왔다.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가 발표되면 지방자치단체들은 앞다퉈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교육정보 제공을 구실로 입시설명회를 연다. 대부분은 공교육 교사를 활용하지만 일부 지자체는 사교육 기관의 강사를 부른다. 이는 국민의 세금으로 사교육을 홍보하는 일이나 마찬가지여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하지만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이 “올해만 전국 10개 시도, 38개 지자체에서 62건이 시행(예정)됐다”고 지적했을 정도로 사교육 강사를 활용한 지자체의 입시설명회는 만연해 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특정 대상을 위한 입시정보를 전달하면서 국민의 혈세를 쓴다는 사실과 교육 정상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입시설명회에서는 공교육 교사나 사교육 강사 모두 상위권 대학의 입학 정보와 입학 방법만을 다루기 일쑤다. 대다수 학생이 진학하는 중하위권 대학과 지방대와 관련한 입학정보는 아예 없다. 시대 흐름에 맞는 유망 전공에 대한 정보도 거의 거론되지 않는다. 지자체들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서울 및 수도권 대학 관련 정보에만 관심을 갖고 있어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한다. 하지만 이는 소수를 위해 다수가 희생하는 셈이나 마찬가지다.
전북 전주시, 경기 오산시, 서울 서대문구, 강원 화천군 등 지역 학생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지원에 적극적인 모범적인 지자체들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는 눈에 보이는 성과만 노리고 시설 위주의 교육 투자에 매달린다. 대학 진학률 69.7%(2018년)인 시대에 대학 입학은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이른바 SKY 등 명문대학에 들어가도 마찬가지다.
역량 강화가 간판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방탄소년단(BTS)이다. 7명의 BTS 멤버 중 6명은 이름도 생소한 충남 천안의 글로벌사이버대를 졸업했거나 다니고 있다. BTS 리더 RM(김남준)은 작년 유엔 총회 연설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져라’라고 세계 젊은이들에게 말해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포브스는 최근 “한국의 K팝 그룹인 BTS가 46억5000만 달러(약 5조5238억 원)의 국내총생산(GDP) 창출 효과를 낳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는 세계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한국의 명목 GDP 1조6194억 달러(약 1924조 원)의 0.2%에 해당한다.
제2, 제3의 BTS가 나올 수 있도록 지자체들이 학생들의 역량 강화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 최근 세상은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서도 세상을 즐기면서 성공할 수 있다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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