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스라엘 장비 동원해 숨진 수사관 휴대전화 포렌식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4일 03시 00분


[靑 하명수사 의혹 파문]
‘아이폰X’ 비밀번호 입력 방식… 경찰 참관하에 잠금해제 시도

검찰이 이른바 ‘백원우팀’ 수사관 A 씨(48)의 휴대전화 잠금을 풀기 위해 고가의 이스라엘산 장비를 동원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전날 서울 서초경찰서로부터 압수한 A 씨의 휴대전화를 대검찰청 포렌식센터에 맡겨 이틀째 잠금 해제를 시도했다. A 씨는 지난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백원우 대통령민정비서관실 소속으로 울산에 내려가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주변에 대한 경찰의 수사 상황을 직접 점검했다는 의혹을 받다가 1일 유서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은 그의 휴대전화에 청와대 직원들과의 ‘텔레그램’(보안 메신저) 대화 내용 등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경찰도 포렌식 작업을 처음부터 참관하고 있다.

A 씨의 휴대전화는 2년 전 구입한 ‘아이폰X’ 기종으로, 지문이나 얼굴 인식이 아닌 6자리 숫자 비밀번호로 잠금을 풀게 돼 있었다. 경우의 수에 따라 최대 100만 가지 비밀번호를 입력해봐야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 그런데 아이폰은 비밀번호를 수차례 잘못 입력하면 다시 입력할 때까지 수십 분을 기다려야 하거나 데이터 자체가 초기화된다. 국내 기술론 이를 풀기 어렵다. 대검은 A 씨 휴대전화의 잠금을 풀기 위해 이스라엘 정보보안 업체 ‘셀레브라이트’의 포렌식 장비를 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 비밀번호를 잘못 입력해도 ‘데이터 초기화’ 코드가 작동하지 않도록 하거나 재입력 대기 시간을 줄여주는 방식이다. 장비 구입과 유지엔 수천만∼수억 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진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은 “현재까진 셀레브라이트의 장비 말고는 아이폰 잠금을 풀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A 씨의 아이폰은 운영체제 iOS가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돼 보안이 강화된 상태로 알려졌다.

조건희 becom@donga.com·구특교 기자
#하명수사#백원우팀#아이폰x#셀레브라이트#디지털 포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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