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운전 1000명을 살린다]
첨단 안전장치 장착한 차량에 정부가 ‘안전한 차’ 인증-홍보
보험료 할인-보조금 등 혜택도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57%나 됐다. 올 들어서도 교통사고 사망자 중 65세 이상이 차지한 비율은 7월까지 55.1%였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해마다 줄고 있지만 고령자 사망 비율은 계속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교통 약자인 고령자들의 안전한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일본이 도입한 ‘사포카’ 정책은 주목할 만하다. 사포카는 ‘안전지원 차량’을 뜻하는 ‘세이프티 서포트 카(Safety Support Car)’의 줄임말로, 고령자의 운전 중 조작 실수로 인한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첨단 안전장치가 장착된 차량을 팔고 사는 것을 장려하는 것이다. 2017년부터 일본 경제산업성이 자동 제동장치가 장착된 모든 차량을 사포카로 인증해 홍보하고 있다.
사포카 차량은 별도의 모델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기존 생산 차량에 안전장치를 추가로 장착해 판매해 오던 것을 경제산업성이 사포카로 묶어 홍보하기만 할 뿐이다. 사포카에는 닛산, 도요타 등 일본 기업뿐 아니라 BMW, 아우디 등 외국 업체 생산 차량도 포함된다. 자동차 제조사는 사포카를 통해 차량 판매 때 ‘안전한 차’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게 됐고, 소비자들은 차량에 어떤 안전장치가 장착돼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게 됐다.
에가미 마사히로 닛산 기술기획부 주임은 “자동 제동, 전방 보행자 감지, 급가속 방지 등 사포카에 갖춰진 기술은 닛산 등이 1990년대부터 개발해 적용하던 것”이라며 “사포카 정책 도입 이후 고령 운전자들 사이에서 이런 사고 방지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사포카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내놓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사포카를 구입하는 운전자에게 자동차 보험료를 9% 할인해준다. 군마현 오이즈미정에서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사포카 차량에 보조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138명이 혜택을 받았는데 승용차 기준으로 5만 엔(약 55만 원)씩을 받았다.
오이즈미정 관계자는 “고령 운전자 사고 예방이 지자체들의 중요 과제로 떠올랐다”며 “올 7월부터는 실수로 가속 페달을 밟는 걸 방지하는 보조 장치를 구매하는 75세 이상 운전자에게는 보조금 2만 엔(약 21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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