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들어 조합원 31만명 급증, 작년말 총 96만명… 한노총 제쳐
재계 “노사갈등 더 악화될 우려… 정부가 균형 잡힌 정책 펼쳐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정부 공식 통계로는 처음으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의 조합원 수를 넘어서면서 국내 ‘1노총’ 지위에 올랐다. 민노총이 1995년 창립된 지 23년 만이다. 노동 권력이 민노총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앞으로 최저임금위원회 등 정부 위원회 70여 곳과 주요 노동정책 결정 과정에 민노총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는 민노총의 강성 투쟁 기조로 노사관계가 더 악화되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정부에 노사관계 정책을 균형 있게 펼쳐 달라고 주문했다.
고용노동부가 25일 발표한 ‘2018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 현황’에 따르면 민노총의 조합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96만8035명으로 한국노총(93만2991명)보다 3만5044명 많았다. 내셔널센터(산별노조의 전국 중앙조직)가 2개인 국내 노동계에서는 조합원 수가 더 많은 노총을 1노총으로 명명하고 대표성을 부여한다.
민노총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조합원이 31만여 명 급증하며 1노총 자리에 올랐다. 같은 기간 한국노총도 약 9만 명 증가하며 세(勢)를 불렸지만 민노총의 추격을 따돌리진 못했다. 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촛불항쟁 이후 높아진 노동권 확대 요구의 결과”라며 “1노총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며 200만 조직화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노동계에서는 민노총이 세를 불리는 데 현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화 정책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된 것으로 분석한다.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조직화된 비정규직 노조가 대거 민노총에 가입한 것이다. 법외노조였던 전국공무원노동조합(약 9만 명)도 지난해 3월 해직자를 조합원에서 제외하면서 합법화됐고, 정부 통계에도 공식 포함됐다. 현재 법외노조로 정부 통계에서 제외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약 5만 명)까지 합법화되면 민노총과 한국노총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
민노총이 1노총으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도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민노총이 투쟁 노선만 고집하지 말고 ‘전략적인 사고’를 더 많이 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이 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