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순방시 예산설명회 아이디어 얻어…"직접 설명할 필요"
사전 법적검토 마쳐…"선관위 통해 '문제없다' 답변 받았다"
검찰 고발로 조심스러운 진행…의원불참·발언검토 등 신중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9일 중랑구를 시작으로 연일 서울시내 일선 자치구를 돌며 예산설명회를 이어가고 있다. 26일까지 9개 자치구를 순회했다.
자유한국당의 공직선거법 위반 주장에도 박 시장이 이렇듯 예산설명회를 강행하는 이유는 뭘까.
서울시에 따르면 이번 예산설명회는 박 시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 3년 전 뉴욕 방문시 시민보고회를 통해 예산안 사용 내역을 뉴욕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박 시장은 26일 서대문구 예산설명회에서 “뉴욕 같은 경우도 매년 시민들에게 세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보고한다”며 “시의회도 예산안에 대해 점검하지만 직접 시에서 예산안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도 “박 시장이 아이디어를 냈고 사업 검토를 통해 진행하게 됐다”며 “연말이라 바쁜 시간이지만 25개 자치구 일정을 맞춰 모두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예산설명회를 계획할 당시 선거법 위반에 대한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민주당 소속 의원들을 위한 사전선거운동으로 비춰질 여지가 있다는 내부 의견도 있었다.
이에 시는 불필요한 논란을 줄이기 위해 예산설명회 계획 당시 선거법 위반과 관련한 법적 검토에 들어갔다.
시 관계자는 “사전에 소속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자문을 구해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문제가 있었다면 아예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이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한 것에 대해서도 “정치권이 오히려 적극 권장하고 함께해야 할 현장행정을 고발했다”며 “전형적인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박 시장 등은 예산설명회를 진행 과정에서 자칫 선거법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발언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실제 이날 ‘서대문구 예산설명회’에서도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구청을 방문했지만 직접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행사 진행자도 내빈 소개 중 “여러 당내 의원들이 참석했지만 선거법 위반 논란이 될 수 있는 만큼 소개하지 않겠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선거법 위반 관련 내용은 매번 행사 진행 전 확인하고 있다”며 “발표자들의 발언도 조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도 “여러분의 피땀으로 만든 것이니 한 푼이라도 정말 제대로 쓰이는지 보고하고, 감시받고, 피드백 받아야 한다”며 “서울시 예산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보고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당은 지난 23일 오후 5시께 박 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25개 자치구를 돌면서 예산설명회를 진행하는 것이 공무원 등의 선거중립의무와 선거관여 금지 등 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주장이었다.
한국당은 당시 “박 시장은 서울시내 25개 전 자치구를 돌며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시의원의 홍보를 해줘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며 “헌법 제7조와 공직선거법 제9조는 공무원의 중립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공직선거법 제85조는 공무원의 선거관여를 금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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