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사랑상품권’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몫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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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4개월간 4910억 원어치 판매… 가맹점당 5000만원 매출증가 효과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도 막아줘

강임준 군산시장 등이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을 막고 지역 내 소비를 늘리기 위해 발행한 군산사랑상품권 이용 촉진을 위한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군산시 제공
강임준 군산시장 등이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을 막고 지역 내 소비를 늘리기 위해 발행한 군산사랑상품권 이용 촉진을 위한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군산시 제공
2017년 전북 군산시에서 음식점을 연 송모 씨(49)는 개업 당시 경기가 썩 좋지는 않았지만 장사는 그런대로 잘됐다. 하지만 1년도 지나지 않아 위기가 찾아왔다. 2018년 1월 한국GM 군산공장이 문을 닫을 것이란 소식이 들려왔고 이 공장은 실제로 5월에 문을 닫았다. 군산경제를 지탱하던 대기업들의 가동 중단과 폐업은 지역 경제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가게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줄을 이었다. 송 씨도 음식점 폐업과 유지를 두고 고민에 빠져 시간을 보냈다. 송 씨는 지금도 음식점을 운영 중인데 매출은 예전보다 20% 정도 늘었다. 송 씨는 “지역상품권이 출시되고 시민들의 상품권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전체 매출에서 신용카드 매출은 줄고 상품권 매출이 늘었다”며 “카드 매출이 30% 정도 감소하면서 수수료 부담이 줄었고 시민들의 지역 내 소비가 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군산시가 2018년 9월에 도입한 ‘군산사랑상품권’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상품권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과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로 지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자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을 막고 지역 내 소비를 늘리려는 목적에서 도입됐다.

군산시는 최근 1년 4개월 동안 4910억 원어치의 군산사랑상품권이 판매됐고 이를 통해 가맹점 한 곳당 5000여만 원의 매출 증가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고 26일 밝혔다. 한국행정학회가 군산시의 의뢰를 받아 올 1월부터 11월까지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8413개 가맹점의 매출 증가액은 총 4302억 원으로 집계됐다. 상품권이 도입되기 전인 2017년 1조3482억 원에서 올해 1조7784억 원으로 31.9% 증가한 것이다. 이 같은 매출 증가는 군산시가 군산사랑상품권 가맹점을 상대로 11월 26일부터 12월 9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74%가 상품권 발행이 매출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매출에 도움이 됐다고 답한 응답자 중에서는 매출이 10∼30% 늘었다고 한 경우가 33.5%로 가장 많았다.

군산사랑상품권은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을 막고 취업자를 늘리는 데도 도움이 됐다. 올 상반기 군산지역 금융기관의 수신액은 5조4400억 원으로 상품권 도입 전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00억 원 증가했다. 음식업, 도·소매업, 개인 서비스업의 올 상반기 취업자 수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4500명 늘었다. 군산시 관계자는 “상품권이 지역 경제 회생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점이 각종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며 “내년에는 공공배달 애플리케이션 등과 연계해 효과를 더욱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산시는 내년에 3000억 원의 상품권을 새로 발행한다. 상품권은 군산지역 은행 80개 지점에서 판매하고 군산시내 1만980여 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대기업이 직영하는 마트 등을 제외하면 지역 전체 업소의 84%에 해당한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군산사랑상품권#지역경제 활성화#매출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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