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샘물 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도개발공사가 노조가 27일 파업에 돌입했지만 노사가 강경한 입장이어서 자칫 갈등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제주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도개발공사 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사상 첫 총파업에 돌입했다.
제주도개발공사 노조는 지난 23일 제주도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노동쟁의 3차 조정회의에서 노사간 조정안 합의가 결렬되자 다음 날 대의원 회의를 열고 파업을 결정했다.
개발공사 노사는 파업 돌입을 앞두고 이날 새벽까지 밤샘 협상을 벌였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 파업으로 삼다수 공장 가동은 당분간 중단되지만 11만2000여톤의 물량을 비축해놓고 있어 당장 공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용량별로 보면 1.5ℓ 삼다수의 경우 65일, 2ℓ 삼다수는 72일 안에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파업이 한두 달 이상 지속될 경우 공급 차질은 불 보듯 뻔하다.
공사는 평소 판매량 등을 고려해 한달 반 정도를 삼다수 공급의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사재기 현상 등 판매량이 급증하면 그보다 짧아질 수 있다.
또 하루 평균 50~60톤가량 생산되던 감귤 농축액 제품도 더 이상 생산이 어려워져 비상품 감귤 처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25일까지 농축액으로 가공처리된 올해 도내 비상품 감귤 물량은 총 4만5225톤이다. 공사가 1만6549톤, ㈜일해가 1만5245톤, 롯데칠성음료㈜가 1만3053톤, 도내 소규모 업체 3곳이 총 378톤을 각각 처리했다.
공사는 계획상 이번 겨울철에 비상품 감귤 3만톤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공급 과잉으로 5만톤으로 처리량을 늘렸다. 일해와 롯데칠성음료은 계획대로 각각 2만톤씩 처리하기로 한 상태다.
전체 처리율이 50.25%, 공사의 경우 처리율이 33.09%에 불과한 상황에서 이날 공사 노조의 총파업이 시작된 것이다.
공사는 본격적인 감귤 수확기에 접어들면서 이달 초부터 제주시 한림읍과 서귀포시 남원읍에 소재한 감귤복합처리가공공장 두 곳을 24시간 가동, 하루 평균 600여 톤의 비상품 감귤을 가공처리해 60여 톤의 감귤농축액을 생산해 왔다.
총파업으로 인해 현재 처리 작업이 전면 중단됐지만 당장 뾰족한 해결책은 없다.
노조는 지난 7월부터 사측과 단체교섭을 벌여왔으나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야간근로수당 확대(통상임금 2배 지급), 성과장려금 도입, 인사위원 추천권 1인에서 2인 확대, 근속승진 도입 등을 요구해왔다.
노사는 이날 밤샘 협상에서도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못했다.
공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 “행정안전부 예산편성 지침 등 지방공기업법 관련 법규에서 허용되는 범위를 벗어난 임금인상 요구를 수용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 파업기간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지속적인 대화와 협의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허준석 공사 노조위원장은 “사측에서 수차례에 걸쳐 제안을 번복해 협상이 결렬된 것”이라며 “오는 30일 삼다수 공장에서 출정식을 한뒤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21일 노조는 단체협약 노동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한 결과 전체 조합원 605명 중 584명이 참여해 97.3%인 568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제주도개발공사는 1995년 설립 이후 무노조 경영을 유지해오다 지난 2월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이날 오전 오경수 사장은 원희룡 지사를 만나 첫 파업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사장의 임기는 2020년 4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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