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적으로 아직 제주에 첫눈이 내리지 않았다는 기상청의 발표를 놓고 의아해 하는 시선들이 많다.
분명 제주에서 진눈깨비나 싸락눈이 내리는 걸 봤다는 이들은 있는데 이를 첫눈으로 인정할 수는 없다고 하니 그 기준에 의문부호가 달릴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26일 오후 기상청은 27일 오전 중산간을 비롯해 북·서부 해안지역에 산발적으로 눈이 날리는 곳이 있겠다며 올 겨울 처음으로 제주에 첫눈이 내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후 27일 제주 곳곳에서는 진눈깨비나 싸락눈이 내리는 걸 봤다는 목격담이 이어졌다.
직장인 이민정씨(30·여·제주시)는 “어젯밤 퇴근길에도, 오늘 아침 출근길에도 진눈깨비가 내렸다”며 “비가 내리다 갑자기 외투에 ‘우두두’ 눈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제주시 오라1동의 한 주민도 “쌓이지 않고 금방 녹긴 했지만 오늘 아침 눈이 내리는 걸 봤다”며 “첫눈이 맞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4시 기준 현재까지 제주에서 공식적은 첫눈은 관측되지 않았다.
이는 제주시 건입동에 위치한 제주지방기상청 관측소(24시간제)와 서귀포시 서귀동에 위치한 서귀포기상대 관측소(주간제)에서 교대로 근무하고 있는 관측관들이 맨눈으로 첫눈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같은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관측해야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두 관측소를 기준으로 첫눈을 비롯한 벚꽃 개화, 단풍 시작 등의 기상 관측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눈의 경우 금방 녹아 쌓이지 않기도 해 규정상 첫눈을 인정할 때는 눈이 내리는 시간이나 적설량은 고려되지 않는다.
결국 제주에 첫눈이 내렸다는 것은 두 관측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관측관들이 눈을 처음 봤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다. 관측관들의 눈이 곧 첫눈의 기준인 셈이다.
제주의 첫눈은 최근 30년간 평균적으로 12월8일에 내렸다. 관측 이래 가장 첫눈이 늦게 내린 날은 1954년 1월23일이다. 최근 5년간 첫눈은 2013년 11월19일, 2014년 12월1일, 2015년 11월26일, 2016년 12월15일, 2017년 12월5일, 지난해 12월7일에 각각 내렸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쪽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지 못하면서 우리나라 주변의 기온이 높아져 이번달 제주에는 눈 보다는 비가 자주 내렸다”며 “내년 1월 중순까지는 제주에 눈 보다는 비 또는 진눈깨비가 내리는 날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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