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대한민국 뒤흔든 ‘조국 파동’…2019년 국내 10대 뉴스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7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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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논문 조작 의혹으로 시작된 이른바 ‘조국 파동’은 올 하반기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다. 그는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재임 때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마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어 조국발 국정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대책이 쏟아졌지만 집값은 떨어질 줄 몰랐고, 무역 갈등과 지소미아 종료 논란으로 한일 관계는 역대 최악으로 치달았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운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탄핵받을 위기에 처했다. 이 가운데 몇몇은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커 내년 전망마저 어둡게 하고 있다.

<국내 10대 뉴스>

1. 조국 전 장관 자녀 입시 부정 의혹



올 8월 9일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법무부 장관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명되면서 조 전 장관 가족의 도덕성 논란이 불거졌다. 딸의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와 사모펀드 투자 등으로 공직 후보자에 대한 이례적인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대학가와 서울 광화문에선 조국 사퇴 요구 집회가, 서초동에선 검찰 개혁 촉구 맞불 시위가 벌어졌다. 지명 67일 만에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부인과 동생, 5촌 조카가 구속됐고, 조 전 장관도 기소될 예정이다.

2.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가진 2차 북-미 정상회담은 북한 비핵화 범위와 제재 해제 등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한 양측의 이견으로 결렬됐다. 6월 30일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이 긴급 회동해 한반도 긴장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10월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마저 결렬되면서 한반도는 경색국면에 접어들었다.

3. 정부 대책에도 집값 폭등


올해 내내 서울 집값이 전 국민의 관심사였다. 정부의 잇따른 대책에도 서울 집값은 꺾일 줄 몰랐고, 그 상승세는 시간이 갈수록 가팔라졌다. 반년 만에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아파트값이 수억 원씩 뛰면서 ‘미친 집값’이라는 말까지도 터져 나왔다. 정부는 최후의 수단으로 지난달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부활시키고, 이달에는 15억 원 초과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는 초강력 대책을 쏟아냈다.

4. 유재수 감찰 무마 및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수사


2017년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무마하고 영전을 이어가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수뢰 혐의로 올 12월 구속됐다. 감찰 중단을 요청한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에 더해,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 청와대 관계자들이 조사를 받았다. 지난해 6·13지방선거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해 청와대가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 청와대를 직접 겨냥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5. 일본 제품 불매 운동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을 문제 삼은 일본은 7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통해 경제 보복에 나섰다. 반도체 핵심 소재의 수출을 막고,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에서 한국을 배제했다. 우리 정부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카드를 꺼내며 반격을 가했다. 11월 이후 양국 관계는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만 배상문제의 해법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6. 화성 연쇄살인 진범 이춘재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 정체가 33년 만에 드러났다. 올해 9월 경찰은 처제를 강간 살인해 무기수로 복역 중인 이춘재(56)의 유전자(DNA)가 화성 사건 피해자 유류품에서 나온 땀 세포 DNA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춘재는 총 10건의 화성 연쇄살인 사건과 다른 4건의 살인 사건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화성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옥살이를 했던 윤모 씨(52)는 지난달 재심을 청구했다.

7. 헝가리 유람선 침몰로 한국인 26명 사망 실종


5월 2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대형 크루즈선과 충돌하며 침몰했다. 이 사고로 배에 탔던 한국인 관광객 33명 중 25명이 숨졌고, 한 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현지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유람선에는 선원이 부족했고 우천 시 운항에 필요한 장치도 없었다. 유람선을 들이받은 크루즈 ‘바이킹 시긴’호의 유리 C 선장은 현재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 중이다.

8. 기생충,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올해 ‘로켓’을 탔다. 한국 영화 최초를 넘어 세계 영화의 마천루를 향해서. 5월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잇달아 챙겼다. 내년 열리는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상의 수상 가능성도 기대된다. 사회적 메시지에 스릴, 유머를 섞은 봉준호식 블랙코미디가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뛰어넘어, 한국영화 역사의 미답지를 밟아가고 있다.

9. ‘차붐’ 넘어선 손흥민




한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27·토트넘)이 한국 축구역사를 새로 썼다. 11월 7일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통산 123골로 차범근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세웠던 한국인 유럽 최다골(121골) 기록을 넘어섰다. 26일 현재 126골. 손흥민은 한 해 최고의 기량을 선보인 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 투표에서 역대 아시아 선수 최고인 22위에 올랐다.

10. 선거법·검찰개혁 법안 패스트트랙 지정 논란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는 올해 4월 선거법 개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및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사법개혁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했다.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여야 간 사생결단식 충돌은 올해 내내 이어졌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내년 4·15 총선은 새로운 지형에서 치러지게 된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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