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기 수첩에 “통상 26억 사용
기초단체장에 2000만원씩 줘야”… 지방선거 당시 캠프 돈흐름 추적
지난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송철호 울산시장 측이 불법 소지가 있는 정치자금의 활용을 고려한 내용이 송 시장의 핵심 측근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수첩에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3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가 확보한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에는 송 시장 측이 비공식 선거비용을 언급한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 부시장의 2017년 10월 10일자 업무수첩에는 ‘공직선거 비용 이외에 다른 비용도 들어간다’면서 ‘통상 시장은 26억 원 정도 써야 한다’고 쓰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기초단체장에겐 격려금으로 1000만∼2000만 원을 줘야 한다’는 취지의 메모가 있다고 한다.
송 시장은 올 3월 공직자 재산공개에서 총 23억 원을 재산으로 신고했다. 변호사인 송 시장은 국회의원 총선거와 지방선거 등에서 8차례 낙선한 뒤 6·13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당선됐다. 현행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선거자금의 신고와 지출 내용이 모두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돼야 한다. 신고하지 않은 선거자금을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기초단체장에게 선거운동 명목으로 돈을 건네는 것도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
검찰은 메모를 쓴 송 부시장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에 적힌 선거비용을 송 시장 측이 실제로 선거자금으로 썼는지, 만약 자금을 조성했다면 출처는 어디인지 등을 규명할 방침이다.
송 부시장은 3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약 3시간 동안 서울중앙지법에서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았다. 송 부시장은 영장심사에서 “업무수첩에 사실 관계를 정확하게 기재한 것이 아니고 틀린 내용이 많다”고 주장했다. 또 “공직선거법 사건의 공소시효인 6개월이 지나 기소 대상이 아니다”라는 점도 강조했다.
앞서 검찰은 송 부시장에 대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송 시장의 경쟁자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 비위 첩보를 청와대에 제보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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