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청계천옆 사진관 기사를 올리게 된 동아일보 사진부 양회성 기자입니다. 오늘은 사진기자들이 1년의 첫 날을 어떻게 시작하는지에 대해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식상하지만 약방 감초 같은 사진. 즉 일출이라는 주제를 사진으로 표현해야 하는 근무 명령을 받고 우선 일기예보 뉴스피드를 뒤졌습니다.
올해는 서울에는 새해 첫 날 새벽에 눈 소식이 있어 일출을 보기 어렵다는 전망을 듣고 2019년의 마지막 날 강원도 고성으로 향했습니다.
도착하면 늦은 저녁이 될 것 같아 숙소를 잡으려고 했는데 예상대로 만만치 않았습니다. 강원도 일출 성지 중 하나인 공현진해변 인근 숙박업소는 일출객들의 예약으로 빈 방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나마 있던 방도 가격이 성수기에 버금가더군요. 결국 평소 5만원 하던 모텔방을 성수기 요금을 지불하고 구할 수 있었습니다.
보신각종의 00시 카운트다운의 여유는 생각도 못 하고 잠을 청했습니다. 차량 오가는 소리에 새벽 5시쯤 일어나보니 예상대로 북적이고 있는 해변 도로. 벌써부터 카메라 삼각대를 펼쳐놓고 자리를 잡은 출사객들의 모습에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자리를 잡고 해가 뜨기를 기다리고 있던 와중 이 한겨울에 바다로 뛰어드는 이들이 있었으니…….
바위 위에 오른 사람들보다 더 마음 급한 서퍼들이 바다 한가운데로 향합니다. 새해 일출을 바다 위에서 온몸으로 맞이하다니 너무 멋져보였습니다.
수평선에 구름이 낮게 깔려 예상시간보다 해가 늦게 떠오릅니다. 구름을 달군 붉은 빛이 설렘을 더 자극하는 효과가 있었는지 아직 해는 뜨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의 환호성이 길게 이어집니다.
구름을 아래로 누르며 옵바위 사이로 떠오르는 2020년 새해의 첫 해. 멀리 보이는 바위 위의 실루엣이 두 팔을 모아 하트를 만들거나 입맞춤 등을 하며 새해 소원을 빌고 있습니다.
‘청계천 옆 사진관’ 독자 여러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소망하시는 일 모두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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