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올해부터 서울지역 학생의 기초학력 강화를 위해 초3·중1 대상 기초학력진단검사를 실시한다. 최근 정치편향교육 논란이 불거진 서울 인헌고 사태를 계기로 학교 안에서 정치·사회적 문제를 교육적으로 다루는 사회현안교육(정치교육)도 강화한다.
올해 ‘서울 인공지능교육 원년’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인공지능 활용 교육에도 박차를 가한다. 중학교 자유학년제를 전면 실시하고 공립유치원 통학버스도 시범운영한다.
서울시교육청은 2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0 주요업무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책임교육·혁신교육·민주시민교육 등 5가지 주요정책 방향을 토대로 총 15개 실천과제를 이행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주요업무계획의 핵심은 심각한 기초학력 부진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기초학력 강화 정책’이 꼽힌다. 우리나라 중·고생 10명 중 1명꼴로 수학 기초학력이 미달인 상황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9월 ‘2020 서울학생 기초학력 보장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3월부터 서울의 모든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기초학력진단을 실시하겠다는 게 골자다.
다만 애초 계획과는 달라졌다. 기초학력진단을 지필식 시험으로만 진행하겠다는 방침에서 교사의 관찰도 포함시키는 것으로 수정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를 포함한 진보교육계가 지필식 시험을 줄세우기식 일제고사로 규정하며 반발하자 이런 타협안을 내놨다.
진단뿐 아니라 지원에도 초점을 맞춘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차원의 지원을 포함해 학교 밖 외부 전문가들의 지원도 결합해 기초학력 문제를 바로잡겠다는 계획이다.
인헌고 사태로 관심이 커진 학교 안 사회현안교육도 강화한다. 특히 사회현안 논쟁형 독서·토론을 의욕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정치·사회적으로 쟁점이 되는 현안과 관련 있는 책을 읽고 비판적 독서·토론 역량을 키우는 게 골자다.
중학교 1학년 자유학년제도 전면 실시한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서울 전체 중학교(386곳)는 1학년 학생들의 자유학기 활동을 연 221시간 이상 운영하게 된다.
자유학년제는 중학교 1학년이 1년 동안 지필고사를 치르지 않고 참여형 수업과 다양한 진로체험활동 등을 중점적으로 경험하는 제도다. 지난 2016년부터 전면 시행 중인 자유학기제의 확대 개념이다.
서울시교육청의 주요정책인 혁신학교는 도입 10년째를 맞아 양적 확대에서 질적 성장으로 바꾸기로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올해 혁신학교 중에서도 대표 격인 ‘혁신자치학교’를 통해 혁신학교의 미래와 새로운 학교체제를 개척할 실험을 계속하고 이를 일반화하는 정책을 보강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교학점제 기반 마련을 위해 관내 일반고를 대상으로 ‘공유 캠퍼스’도 시범 운영한다. 공유 캠퍼스는 학생들이 본교에 개설되지 않은 교과 중 자신이 원하는 과목이 개설된 다른 학교 수업을 정규교육과정 내에서 수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미래교육에도 힘쓴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를 ‘서울 인공지능교육 원년’으로 잡고 해당 교육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국 처음으로 인공지능 교과서를 개발해 오는 2학기부터 활용한다. 관내 공립 초등학교 6곳을 ‘인공지능 활용 영어 말하기 연습 시스템 활용 선도학교’로 선정하기로 했다. 인공지능-사물인터넷 시범학교 3곳도 지정한다.
유아 및 돌봄교육에도 변화가 있다. ‘오후 에듀케어’ 운영 공립유치원을 현재 53곳에서 205곳으로 대폭 늘린다. 오후에듀케어는 돌봄이 필요한 유아를 대상으로 오후 5시까지 교육과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립유치원 방과 후 과정이다. 학부모 편의를 위한 공립유치원 통학버스도 시범운영한다.
초등돌봄교실 대상도 현재 1~3학년에서 1~4학년으로 확대한다. 초등돌봄교실 수도 80실 증설해 총 1820실까지 늘린다.
이 외에도 환경교육과 생태교육을 포괄한 생태전환교육을 전체 중학교(학교당 5학급)에서 실시한다. 세계시민교육 강화를 위해 다문화교육 정책학교도 운영한다.
조희연 교육감은 “올해 ‘거문고의 줄을 다시 고쳐 맨다’는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자세로 모든 서울교육 구성원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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