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심사 전 법원 앞서 집회 연단 올라
"제가 감옥가면 박근혜·이명박 석방하라"
지지자들 500여명 법원 앞 집결해 지지
70대 여성 호흡 곤란 증세 쓰러지기도
평화나무, 기자회견 열고 전광훈 고발
불법집회 주도 혐의를 받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2일 구속영장 심사 출석 전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정신 차려라”고 발언했다. 이 과정에서 지지자들이 모여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고,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쓰러진 이도 발생했다.
전 목사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등 혐의 구속영장 심사에 출석에 앞서 서울 서초동 법원삼거리에서 집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전 목사는 연단에 올라 “사랑하는 문재인 대통령님 제발 정신 좀 차려라”라며 “당신이 그리 공작한다고 대한민국이 넘어가지 않는다. 트럼프에게 바치면서 속여 먹으려 했지만 안 속고 일본 아베도 안 속았다”며 “대한민국 국민들이 당신에게 속을 줄 아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목사는 “당신이 총선과 공수처법(고위공직자수사처법)을 통해 평화헌법을 개정해 북에 가려고 한다면 당신은 대깨문(문 대통령 지지자)에 맞아 죽는다”고도 했다.
그는 “문 대통령에게 다시 부탁 드린다”며 “당신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존경하는 사상가가 신영복이라고 한 걸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이라며 “또 남은 임기 동안 주사파 정치 안하고, 청와대 주사파 비서들 내치고 훌륭한 사람들로 개편해서 대통령 일을 열심히 한다면 저희가 봐주겠다. 그렇게 안하면 당신은 내가 끌어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감옥 가는 대신에 박근혜 대통령을 석방하기 바란다”며 “저 하나 들어감으로써 과거청산이란 제목으로 감옥에 보낸 이명박 대통령, 국정원장 등 억울하게 감옥 간 분들이 석방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이날 법원 앞은 수백 명의 전 목사 지지지가 몰리며 경찰과 몸싸움이 일어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이날 전 목사 지지자 500여명은 법원 앞에서 전 목사의 연설에 환호하고 응원했다. 이들은 ‘전광훈 불구속’, ‘전광훈 무죄’등 피켓을 들고 와 북을 치며 지지했다.
전 목사가 구속심사 출석을 위해 법원으로 올라가자, 따라가던 지지자들은 경찰 제지에 항의하며 몸싸움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70대 여성은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쓰러지기도 했다. 이들은 전 목사가 법원으로 들어간 후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연설을 들으며 전 목사 응원전을 이어갔다.
한편 같은 시간 법원 앞 맞은 편에서는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이사장 김용민)가 기자회견을 열고 전 목사와 고영일 기독자유당 대표를 공직선거법으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평화나무는 “전 목사는 전날 광화문에서 열린 신년집회 현장에서 공공연하게 기독자유당 지지를 호소하는 발언을 하며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며 “‘목사’의 직함을 최대한 활용해 집회를 이어가며 자신에게 충성도가 높은 사랑제일교회 교인들과 지지자들에게 기독자유당에 투표할 것을 공공연하게 강요한 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지난 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새해맞이 집회를 열고 “(내년 총선에) 정당 투표가 있다. 기독교인들은 기독자유당을 찍어주길 바란다”며 “이번에 기독자유당이 원내교섭단체에 들어가면 빨갱이를 다 사라져 버린다”고 말한 바 있다.
평화나무는 이날 서울 종로경찰서에 전 목사와 고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다.
이날 법원 앞 양쪽 길에서 진행된 전 목사 지지 집회와 평화나무 기자회견은 물리적 충돌 없이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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