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호 산림청장, 산속에서 시무식
임업인의 희망 메시지 나무에 달아
화합-소통 중심의 현장 행정 강조
“임업인과 함께 살기 좋은 숲속의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지난해 말 제32대 산림청장으로 박종호 전 차장(59)이 임명되자 산림청은 물론 임업인 단체에서 환호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제28대 정광수 청장(2009년 1월∼2011년 2월) 이후 10년 만에 내부 승진으로 수장이 바뀐 이유도 있었지만 임업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었기에 나온 반응이었다고 한다.
박 청장은 1989년 기술고시 합격 후 줄곧 산림청에서만 근무했다. 산림자원과장, 주인도네시아 임무관, 국제협력단장, 산림자원국장, 산림이용국장, 산림복지국장, 기획조정관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그야말로 ‘산(山) 사람’이다.
취임 일성(一聲)도 ‘임업인’이었다. 3일 열리는 시무식도 정부대전청사 대강당이 아닌 산속에서 임업인과 함께 갖는다.
3일 오전 세종시 전의면 율산농원에서 열리는 ‘산림청 2020 시무식’에는 한국산림경연인협회, 한국임업후계자협회 등 10여 개 임업인 단체 관계자와 한국임업진흥원, 한국산림복지진흥원 등 산하 유관 기관, 본청 간부 등 70여 명이 참석한다. 산림청의 시무식을 산속에서 갖기로 한 것은 임업인이 주인이 되는 현장 행정을 펼치겠다는 박 청장의 의지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시무식 행사도 청장이 새해 정책을 밝히는 방식이 아니라, 임업인들이 희망 메시지를 적어 나무판에 매달고, 이 중 일부를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무식에 앞서 박 청장은 “산주와 임업인의 입장에서 행정을 펴고 이를 통해 산림 부강을 이루는 것이 바로 우리 산림청의 존재 이유”라고 했다.
박 청장은 미국의 초대 산림청장을 지낸 지퍼드 핀초의 말을 인용해 “산림은 임업인과 국민 여러분들이 함께 가꾸어 현재의 울창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제는 울창한 산림이 주는 가치를 국민들과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산림 가치를 창출한 사람들에게는 노력에 대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며 임업인들의 이익 창출을 강조했다.
박 청장은 취임사에서도 △임업인에 대한 지원 확대 △사람 중심의 산림정책 △누구나 찾고 싶고, 살고 싶은 산촌 건설 △국민 눈높이 산림정책을 통한 삶의 질 향상 △산림재해 철저 예방 및 신속 대응 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직원들에게도 화합과 소통을 중시하는 조직, 행동과 실천을 중시하는 실사구시형 조직, 직원들의 업무역량을 향상시키는 조직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박 청장은 “앞으로 남북산림협력, 일자리 창출, 경제림 육성, 도시림, 스마트 임업 등 미래 산림 분야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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