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7일 부산 해운대구 반송2동 행정복지센터에는 동전이 가득 담긴 종이상자가 배달됐다. 기부된 동전은 모두 72만6920원이다. 봉투에 10원, 50원, 100원, 500원 등 종류별로 나뉘어 담겼다. 상자 안에는 기부자 신원 등을 적은 메모지는 따로 없었다.
해운대구에 따르면 공무원 사이에서 동전 천사로 불리는 이 남성의 선행은 14년째 이어지고 있다. 40대 중년으로 보이는 남성이 동전이 가득 담긴 종이상자를 들고 처음 센터를 찾은 건 2005년 12월. 그는 이름을 묻는 센터 직원에게 “좋은 곳에 써 주세요”라는 말만 남긴 채 자리를 떴다.
해마다 100만 원어치의 동전을 센터에 두고 간 이 남성은 가끔 트럭이나 오토바이를 타고 와 상자를 내려놓은 뒤 재빨리 사라지곤 했다. 2018년 12월에는 ‘구겨지고 녹슬고 때 묻은 돈일지라도 좋은 곳에 쓸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적힌 메모지와 함께 86만270원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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