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업계가 불황 돌파구로 일제히 교육과 IT기술을 결합한 ‘에듀테크’(EduTech)를 내세웠다. 국내 교육기업들이 앞다퉈 ‘에듀테크 전문기업’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교원그룹은 2020년 경영방침을 ‘전(全) 계열사 인공지능화’로 정하고 IT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했다. 아이스크림미디어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에듀테크 중심 성장론’을 들고 나왔다.
대교그룹과 재능교육, 천재교육, 휴넷도 올해 최우선 경영 전략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으로 정하고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을 비롯한 차세대 교육 콘텐츠 확대를 예고했다. 바야흐로 ‘에듀테크 전국시대(戰國時代)’의 개막이다.
에듀테크란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ICT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교육을 말한다. 구글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Thomas Frey) 다빈치연구소장은 “2030년 지구상에서 가장 큰 인터넷기업은 교육 관련 기업이 될 것”이라며 에듀테크 시장의 비약적인 성장을 예고한 바 있다.
실제로 미국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인더스트리 애널리스츠’(GIA)는 전 세계 에듀테크(EduTech) 시장 규모가 2017년 2200억 달러(약 246조원)에서 2020년에는 4300억달러(약 481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에듀테크 시장도 같은 기간 4조원에서 10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에듀테크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는 이유다.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 역시 이날 신년사를 통해 “(2020년에는)회사에 가장 적합한 인공지능(AI)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IT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장 회장은 “인공지능 분야는 빅뱅처럼 커져갈 것이고, 이제는 ‘누가 더 빨리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느냐’가 경쟁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가 꼭 해내야 되는 일”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전 계열사 인공지능화’의 첫걸음으로 교육 분야의 ‘VR 콘텐츠 강화“를 제시하면서 ”앞으로 (VR) 기계가 더 발달하게 되면 우리는 여기에 필요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부터 가상현실 콘텐츠를 만들 준비를 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사업 전략을 제시하기도 했다.
박기석 아이스크림미디어 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2020년에는 교육에 AI(인공지능)를 결합한 새로운 에듀테크(EduTech) 비즈니스를 창출할 것“이라며 ’에듀테크 중심 성장론‘을 제시했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지난해부터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실감형 콘텐츠를 속속 선보이며 에듀테크 관련 연구개발(R&D)에 역량을 모아왔다. 올해도 최우선 경영 전략을 ’에듀테크‘로 정하고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회장은 올해 사업 전략을 Δ디지털 콘텐츠 플랫폼 중심 해외 진출 Δ초등교사 연수사업 확대 Δ코딩 로봇 사업 강화 3가지로 요약하면서 ”기존 디지털 교육 플랫폼 사업을 넘어 ’멀티미디어 콘텐츠‘와 그에 따른 부가적인 비즈니스 기회를 이용해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통적인 교육 콘텐츠에 IT 기술을 도입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도 올해 교육업계의 키워드로 등장했다.
박수완 대교 대표이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디지털·AI·플랫폼 중심의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고,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서비스 모델을 혁신하겠다“고 공약했다.
최정민 천재교육 회장도 에듀테크를 통한 성장을 강조했다. 그는 ”크게 AI, 빅데이터 분석,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더욱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작게는 개인과 각 단위조직의 업무방식과 사고방식을 끊임없이 개선해야 한다“며 ”전 영역에서 우위를 선점해 1등 교육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조영탁 휴넷 대표는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필승 전략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꼽았다.
조 대표는 ”2021년까지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고, 이듬해인 2022년에는 유니콘 기업을 만들 것“이라며 ”에듀테크, 플랫폼을 비롯한 경영 전 분야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완성해야 한다“며 ”탤런트 뱅크, 해피 칼리지, 그로우, 데일리 스낵 등 미래 신산업을 확실하게 성공시켜 미래 교육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한 교육기업 관계자는 ”에듀테크가 교육업계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신(新)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아직 에듀테크라는 개념이 완전하게 정착되지 않았고, 뚜렷한 ’시장지배자‘가 없는 만큼 교육기업들의 디지털 경쟁을 한동안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