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3법 통과될까…여야 법안 차이 핵심은 ‘시설사용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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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월 5일 07시 18분


유치원 학부모들이 지난해 12월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유치원3법 국회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 News1
유치원 학부모들이 지난해 12월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유치원3법 국회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 News1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이 전망되는 가운데 국회 통과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사립유치원의 수입을 보전해주는 성격의 ‘시설사용료’ 문제가 법안 간 쟁점이다.

5일 교육계와 국회에 따르면 유치원 3법은 오는 6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지 330일이 넘어 지난해 12월29일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 등의 통과를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이 모든 본회의 안건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걸면서 처리가 미뤄졌다.

유치원 3법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원안을 조정한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의 중재안과 처벌 수위를 상향한 수정안, 자유한국당의 수정안 등 3가지다.

본회의에서 유치원 3법에 대한 표결이 진행되면 가장 늦게 나온 자유한국당 수정안이 먼저 표결에 부쳐지고 임 의원의 수정안과 중재안 순으로 진행된다.

임재훈 의원의 수정안과 자유한국당 수정안 간 가장 큰 쟁점은 ‘시설사용료’다. 사실상의 정부안인 임 의원의 수정안에는 시설사용료에 대한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회계 비리에 대한 처벌 수위도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정했다.

시설사용료는 사실상 사립유치원 설립자의 건물과 토지 등 사유재산에 대한 보전 성격이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은 과거부터 줄곧 사립유치원의 사유재산성과 이에 따른 시설사용료를 인정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지난해 11월29일 자유한국당이 낸 수정안은 한유총의 주장처럼 설립자의 사유재산을 사립유치원 설립·운영에 사용하는 만큼 이를 보전해줘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반회계 세출 필요 경비로 유치원 운영비 등과 함께 ‘교육환경 개선금’을 넣었다.

교육환경 개선금으로 표현했지만 결국 유치원이 투자한 금액을 보전해준다는 점에서 시설사용료 개념과 차이가 없다. 다가올 총선을 염두해 조직력이 있는 한유총의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자유한국당 안은 사립유치원 회계를 정부가 주는 돈을 관리하는 ‘국가지원회계’, 학부모 부담금 등을 관리하는 ‘일반회계’로 이원화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일반회계의 경우 어떻게 사용할지는 유치원 운영위원회에 보고하고 학부모가 스스로 감시하도록 했다. 에듀파인을 이용한다지만 관할청은 일반회계의 운영과 편성에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조항도 달렸다. 반면 교육목적 외 사용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은 없어 ‘회계 유용’의 가능성이 커진다.

단순히 당적에 따른 표 숫자를 계산하면 임 의원 수정안의 가결 가능성이 가장 높다. 유치원 3법 처리를 당론으로 채택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바른미래당, 정의당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지면 통과가 가능하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자유한국당 안에 대해 “학부모의 돈(학부모 부담금)을 함부로 써도 처벌받지 않는 구조”라며 지적하며 “유치원 회계투명성과 공공성 강화를 위해서는 임 의원의 수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치원 3법이 이날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 등 검찰·사법개혁 법안만 상정하고 유치원 3법은 처리하지 않을거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교육부가 지난해 12월27일 “국회의 전향적인 협조를 요청한다”고 밝히는 등 유치원3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 국회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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