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58·사법연수원 23기)이 10일 구성원들에게 “앞으로 어려움이 많겠지만 꿋꿋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 달라”는 주문을 남기고 서울중앙지검을 떠났다.
배 지검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2층 누리홀에서 열린 이임식이 끝나고 청사를 떠나기에 앞서 이같이 말했다.
담담한 얼굴로 이임사를 읽어 내려간 배 지검장은 자신을 배웅하기 위해 청사 1층 현관에 도열한 직원들 앞에서 밝은 미소를 띠고 “여러분 덕분에 행복했다”는 감사의 말도 함께 남겼다.
이임식은 중앙지검장 예하 차장검사들을 비롯한 직원 1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신자용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가 직원명의의 재직기념패를 배 지검장에게 전달했다.
배 지검장은 이임사를 통해 “작년 7월 부임 이후 6개월이 안 되는 짧은 기간이지만 여러분과 함께 땀 흘리며 쉼없이 달려오다 보니 어느덧 석별의 시간이 되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3번이나 근무한 서울중앙지검을 떠나는 아쉬움이 있지만, 국가·사회적으로 중요한 사건과 국민생활을 위협하는 범죄수사에 부족하나마 최선을 다했기에 담담히 떠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소회도 함께 전했다.
배 지검장은 “(취임 당일) 여러분 앞에서의 다짐이 얼마나 실천됐는지, 이룬 것은 작고 남은 짐은 커 보여 떠나는 입장에서 미안함이 앞선다”며 “어려움이 많았지만 여러분이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최선을 다해 주셔서 부여된 업무를 대과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민적 관심이 큰 사건이 집중된 서울중앙지검의 구성원들에 대한 당부를 전하며 ‘정치적 중립’과 ‘공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검찰을 둘러싼 형사사법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면서도 “정의와 공정, 인권보호의 가치구현이라는 검찰의 소명이 달라질 수 없고 국민들의 기대와 질책도 여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들의 소명에 대한 의지와 실천, 서로 믿고 의지하며 배려하는 마음”이라며 “검찰의 최정예인 서울중앙지검 구성원 한 분, 한 분의 자부심과 소명의식으로 최선을 다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새로 부임하시는 이성윤 검사장님은 훌륭한 인품과 강직한 자세를 갖추고 일선 수사에서도 다년간 헌신해 오셨다”며 “앞으로 중앙지검이 올바른 검찰, 정치적 중립과 공정을 구현하는 검찰을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 달라”고 다시 한 번 당부했다.
법무부는 지난 8일 대검찰청 검사급 이상 고위 간부 32명을 대상으로 신규 보임 및 전보 인사를 13일자로 단행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의 비위 의혹과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 수사를 지휘한 배 지검장은 법무연수원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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