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관리자 직급으로 분류돼 조합원으로 인정되지 않는 기장(과장급) 승진자들에게도 조합원 신분을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해부터 있었던 조합원 가입 범위 확대 등 ‘세 불리기’ 시도의 일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 지부는 최근 발행한 소식지에서 이번 인사에서 승진한 기장급 조합원 180명에 대해 승진 이후에도 조합원 자격을 유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30년 전 최초로 단체협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기장이 사용자를 대변하는 위치에 있었지만 세월이 흘러 직급 체계가 바뀌면서 기장의 역할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또 진급 때문에 노조를 자동 탈퇴하는 조합원이 늘어나면서 노조의 교섭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노조는 지난해 7월 기장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시행규칙을 바꿨다. 이는 노사가 30여 년 전 맺은 단체협약과 맞지 않는 것이다. 사측은 단협을 변경하려면 사측이 동의해야 한다며 대응하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해부터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따른 물적분할 반대 파업을 위한 지원금 확보 등을 위해 조합원 수를 늘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일각에서는 민노총이 제1노총 굳히기를 위해 각 기업 지부에도 조합원 확보를 주문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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