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를 위해 자연녹지를 훼손하는 것도 모자라 천연동굴을 파괴한 개발업자와 중장비기사가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업자는 동종 전과가 3차례나 있고, 집행유예기간에 범행을 저질렀지만 다시 집행유예 선고를 받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지법 형사1단독 최석문 부장판사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부동산개발업자 이모(66)씨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중장비기사 박모(54)씨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씨 등 2명은 2016년 6월부터 8월까지 행정당국의 허가 없이 굴착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 매장문화재 유존지역 약 1만3305㎡를 불법 개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파괴한 지역에는 천연동굴인 생쟁이왓굴도 포함됐다. 이들은 동굴 전체 70m 가운데 약 50m 구간을 파괴하고, 그 과정에서 나온 종유석과 기타 암석을 이용해 석축을 쌓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과거에도 3차례나 유사한 범죄를 저질러 법원에서 수백만원대의 약식명령을 선고 받고, 집행유예 기간에 있었지만 땅값 상승을 노리고 이 같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피고인 이씨는 동종 전과로 같은 법원에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이력이 있고 집행유예기간 중에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매장문화재가 크게 훼손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씨의 경우 부동산 투기를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이씨에게 적극 협조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들이 모두 뒤늦게나마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같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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