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불청객인 수족냉증은 날이 추워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기 쉽지만 다른 질환의 증상 중 하나로 나타나 장기간 방치하면 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수족냉증은 일반적으로 추위를 느끼지 않을 만한 온도에서 손이나 발에 지나칠 정도로 냉기를 느껴 일상생활에 불편이 큰 상태를 말한다. 수족냉증을 겪는 사람들은 따뜻한 곳에서도 손발의 냉감을 호소하지만 때로는 무릎이 시리며 아랫배, 허리 등 다양한 신체 부위에서 냉기를 함께 느끼기도 한다.
수족냉증은 보통 흔한 증상으로 여겨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지만 손발의 온기는 건강의 중요한 척도인 만큼 적극적으로 관리하여 예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양윤석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빈혈이나 두통이 어떤 질병의 증상인 것처럼 냉증 또한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의 일부로써 증상의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족냉증은 혈액순환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추위와 같은 외부 자극에 혈관이 수축되면서 손이나 발과 같은 말초 부위에 혈액공급이 감소돼 나타난다.
또 고지혈증, 당뇨 등에 의한 말초혈관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자율신경병증이나 말초신경병도 손, 발을 차갑게 만드는 요인일 가능성이 있다.
여성의 경우 출산이나 폐경과 같은 호르몬 변화,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적 긴장, 흡연, 불규칙한 생활습관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다.
수족냉증이 발생한 경우 보통 발이나 손만 따뜻하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몸 전체의 온도를 높이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되도록 여러 옷을 겹쳐 입는 것이 좋고, 혈액순환을 위해 꽉 끼는 옷보다는 편한 옷차림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따뜻한 물로 족욕, 반신욕을 통해 혈액 순환을 원활히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반신욕은 너무 오래 하면 빈혈이 생길 수 있으므로 38~40도 정도의 물에서 약 20분간 진행하는 것이 좋다. 수족냉증을 완화하기 위해서 틈틈이 근력운동을 할 필요도 있다. 근육량이 늘면 혈액순환을 돕는 기초대사량이 증가하고, 자연스럽게 체온이 상승하게 된다.
수족냉증으로 인한 시림 증상 외에도 손, 발 저림, 감각저하, 근육 경련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의료진의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백설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는 “수족냉증은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증세가 심해지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치료도 중요하지만 생활습관 개선 및 관리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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