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원 전 헌법재판관(61·사법연수원 14기·사진)은 19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삼성준법감시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전 대법관)의 운영 실태를 점검하는 ‘전문심리위원’ 지정을 수락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강 전 재판관은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으며 이달 말 귀국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을 맡고 있는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17일 “전문심리위원단을 지정해 삼성그룹의 준법감시제도가 실효적으로 시행되고 있는지 철저하게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문심리위원 중 한 명으로 강 전 재판관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 측은 “재판부의 전문심리위원단 운영 계획에 협조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지만 형사소송법상 전문심리위원의 지정 권한은 담당 재판부에 있다.
전문심리위원단은 미국의 연방양형기준 제8장의 ‘특별심리관(special master)’ 제도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미국의 경우 특별심리관이 기업의 준법감시제도를 점검해 실효성 여부를 재판부에 보고한다. 재판부는 이를 참고해 기존의 보호관찰 선고를 취소하고 기존의 막대한 벌금을 선고할 수 있다.
미국 연방 양형기준 제8장에는 “재판부는 기업이 보호관찰의 조건으로 제출한 준법감시제도의 실효성을 점검하기 위해 전문가(expert)를 지정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또 “이 전문가는 기업의 준법감시제도를 평가하는 데 필요한 모든 기업 내부 자료에 대한 접근 권한을 가진다”고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정 부장판사가 언급한 전문심리위원단도 삼성준법감시위원을 면담하거나 삼성준법감시위 측에 관련 자료를 요구하는 권한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전문심리위원단의 점검 결과를 참고해 이 부회장에 대한 양형을 판단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