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중국 우한시 폐렴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고 있는 의심환자(유증상자)가 국내에만 3명이 있는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국내에서 우한시 폐렴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폐렴 국내 첫 확진자인 35세 중국인 여성을 제외한 의심환자는 총 7명이 발생했다. 그중 4명은 인플루엔자(독감) 등 다른 감염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돼 감시를 해제했다.
나머지 의심환자 3명은 판-코로나바이러스(pan-corona virus) 유전자 검사를 받았으며,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판-코로나바이러스(pan-corona virus) 유전자 검사법은 신종을 포함해 모든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폐렴을 의심할 만한 특이사항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게 보건당국 설명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세종시 보건복지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중국 사례를 봤을 때 우한 폐렴은 사람 간 전파가 전혀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다만 국내 확진자는 입국 과정에서 확인해 격리병동으로 이송한 만큼 지역사회 노출은 없었다”고 밝혔다.
중국인 폐렴 확진자는 우한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 입국하기 하루 전인 18일에 열이 나고 오한, 근육통 증의 증상을 겪었다. 이후 같은 날 지역 병원을 방문해 감기약을 처방받았다.
폐렴 확진자는 이튿날 인천국제공항을 경유해 일본으로 가기 위해 19일 국내에 입국하는 과정에서 열이 나는 증상이 발견됐다. 이후 공항 단계 감시에서 우한시 폐렴 의심환자로 분류돼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이 있는 인천의료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이 폐렴 확진자는 중국 내 집단발병 근원지인 화난 해산물시장을 방문하거나 야생동물을 만지지 않은 것으로 당국 역학조사 결과 밝혀졌다. 폐렴 확진자는 항생제 처방 등 일반적인 격리치료를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폐렴 확진자가 우한시에서 국내로 입국할 때 탑승한 비행기의 좌석이 180여개에 달하고, 기장과 승무원까지 고려하면 많은 접촉자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폐렴 확진자와 대화를 했거나 한 공간에 머문 접촉자 명단을 추가로 확인 중이다. 국내 능동감시 대상자는 15명이며, 그중 1명은 감시를 해제했다.
향후 접촉자 명단에 오른 사람들은 관할 보건소의 능동감시를 받게 된다. 능동감시는 폐렴 확진자와 마지막으로 접촉한 날로부터 14일 동안 세 차례에 걸쳐 발열 등의 의심증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국내 확진자가 입국 단계에서 증상이 확인돼 격리병동으로 이송된 만큼 지역사회 노출과 전파 가능성은 낮다는 게 질병관리본부 설명이다. 하지만 중국에서 사람 간 전파가 이뤄지고 있으며, 확진자 가족과 비행기 옆자리에 앉은 사람 등 밀착 접촉자의 추가 확진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중국과 태국, 일본에 이어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폐렴의 원인 병원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다. 이 병원체는 사람과 동물이 동시에 걸릴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 바이러스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동물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종류가 많지만, 현재까지 사람에게 전파하는 유형은 229E를 포함해 6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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