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두 번째 검찰 인사가 23일 단행된다. 법무부가 고위간부 인사에 이어 이번 중간간부 인사에서도 형사·공판부 검사를 적극 우대할 것이라고 공언한 가운데, 현 정권 비리를 수사한 실무진 물갈이 규모가 초미의 관심사다.
법무부는 20일 오후 2시부터 2시간가량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중간간부(고검검사급)와 일반검사 인사를 오는 23일 발표하고 다음달 3일자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특히 차장·부장검사 등 중간간부 인사와 관련해 “검사장 승진 등에 따른 공석 충원과 검찰개혁 법령 제·개정에 따른 후속조치로 직제 개편이 불가피해 실시되는 인사”라며 “검사인사규정과 경향교류 원칙 등을 준수해 원칙과 균형에 맞는 인사를 실시하되 특정부서 중심의 기존 인사 관행과 조직 내 엘리트주의에서 벗어나 인권보호 및 형사·공판 등 민생과 직결된 업무에 전념해온 검사들을 적극 우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법무부가 앞서 지난 8일 단행한 고위간부 인사에서 “검찰 본연의 업무인 인권보호와 형사·공판 등 민생과 직결된 업무에 전념해온 검사들을 우대했다”는 설명과 같은 맥락이다. 당시 법조계에선 법무부가 ‘형사·공판부 강화’를 내세워 현 정권을 겨냥한 수사 지휘부를 대거 좌천했다는 해석이 주를 이뤘다.
다만 법무부는 “직제 개편과 인사 수요 등에 따른 필수보직 기간의 예외를 인정하되, 현안사건 수사·공판 진행 중인 상황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했다. 직제 개편안에 따라 필수보직기간 1년을 채우지 못한 중간간부 전보인사를 단행하더라도 현재 진행 중인 주요 사건 수사와 공판을 담당하는 검사들을 전원 교체하진 않을 것이란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중간간부 인사 관전 포인트는 단연 정권 수사팀 교체 여부다. 검찰 내부적으로는 수사가 한참 진행 중인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을 들여다보는 서울중앙지검 차장·부장검사 교체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의혹이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 사건보다 선거개입 의혹은 수사팀 구성에 따라 수사 결과가 달라질 여지가 크다.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2차장(50·29기)과 김태은 공공수사2부장(48·31기)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감찰무마 의혹을 수사하는 홍승욱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47·28기)와 이정섭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49·32기), 조 전 장관 일가를 수사해온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50·29기)와 고형곤 반부패수사2부장(50·31기)도 언급된다.
법무부의 ‘종합적 고려’란 단서조항에도 검찰 안팎에선 대규모 물갈이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앞서 고위간부 인사에서 한동훈 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뿐만 아니라 이원석 전 기획조정부장이나 조상준 전 형사부장까지 일선 지검장이 아닌 고검 차장검사로 보낸 건 ‘티 나는 인사’가 아니라 ‘티 내는 인사’”라고 규정하며 “현 정권에 반하는 수사 지휘부를 좌천시킨다는 메시지가 명확했기 때문에 중간 간부 인사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체 규모에 따라 ‘메시지’가 달라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 현직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2·3차장과 공공수사2부장, 반부패수사2부장을 그대로 두면 지휘부가 사건을 깐깐히 보더라도 수사 자체엔 손을 안 대겠다는 의미”라며 “차장·부장검사와 함께 수사를 직접 챙기는 부부장급 인사를 교체하면 사실상 수사팀 해체”라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