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무증상 전파?…국내 전문가들 “가능성 희박”

설 연휴가 끝난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에서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대비해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0.1.28/뉴스1 © News1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무증상 상태인 바이러스 잠복기에도 전파될 수 있다는 중국 보건당국측 주장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입장이다.

28일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뉴스1>과 전화통화에서 “구체적인 근거 자료를 제시하지 않아 의구심이 든다”며 “설사 잠복기 전파가 가능하더라도 감염력은 굉장히 낮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잠복기 상태 감염 전파는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도 지난 27일 “아직 초기 상태여서 그 근거가 무엇이고, 어떠한 판단으로 말한 것인 지 과학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때 비말(침방울)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는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사스’와 ‘메르스’도 과거 비말로 감염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후베이성발 입국자에 대한 격리조치는 발열이나 호흡기증상 등을 보일 때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기침을 통한 비말 전파가 가능할 때가 바이러스 활성이 높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바이러스 양이 많아야 열이 나고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 기침을 통해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에 전파된다. 이러한 증상이 없다는 것은 바이러스 수가 부족해 감염력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바이러스가 잠복기 상태라는 것은 증상이 없다는 의미가 된다.

또 비말 접촉 감염이 아닌 공기 전파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직 확인된 부분이 없다는 설명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현재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사스나 메르스처럼 비말 접촉 혹은 호흡기 전파로 감염이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한다”며 “아직까지 공기 전파가 가능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CNN 등에 따르면, 마샤오웨이 중국 국가보건위원회 주임은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잠복기는 1~14일 정도로 이 시기에도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