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에 감염된 환자들이 확진 판정을 받기 전 방문한 병원 2곳이 당국으로부터 각각 ‘계속 진료’와 ‘진료 중단’이란 엇갈린 조치를 받아 관심이 쏠린다. 모두 확진자들이 들른 만큼 2차 감염 위험에 노출됐던 건 공통적이지만, 조치 결과는 서로 달랐다.
2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세 번째 확진자(54·남)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판정을 받기 전 들렀던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글로비 성형외과’는 환경소독만 이뤄진 채 진료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
세 번째 환자는 중국 우한시에서 거주하다 20일 일시 귀국했다. 이후 22일 오후 1시쯤 ‘글로비 성형외과’에서 치료를 받는 지인 진료에 동행했다. 24일 점심에도 다시 이 병원에 지원과 함께 갔다.
본부 관계자는 “글로비 성형외과의 경우 세 번째 환자의 동행자가 의사와 대면진료를 받았고 본인은 진료 대기실에 있던 것으로 안다”며 “따라서 환자의 접촉자만 감시대상에 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람에게 직접 비말 전파가 이뤄지지 않는 한, 외부 노출 시 자연스럽게 사멸된다”며 “환자가 있던 위치 등 관련 장소에 대해 환경소독을 완료한 만큼 진료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네 번째 환자(55·남)가 들렀던 평택시 ‘365연합의원’은 진료 중단 조치를 받았다.
이 환자는 의사로부터 직접 진료를 받았다는 게 세 번째 환자와 차이점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네 번째 환자는 해당 병원 의사와 직접 대면 진료를 받았기 때문에 의사는 격리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진료가 어렵다는 해석이다.
평택 거주민인 네 번째 환자는 우한을 방문한 뒤 20일 입국했다. 21일 가벼운 감기증세로 365연합의원을 방문했고, 귀가한 뒤 22~24일 자택에만 머물다 25일 발열과 근육통 등으로 다시 365연합의원에 내원했다. 환자는 이때 우한 방문이력을 밝혀 진료를 받아 능동감시 대상자에 올랐다.
이 환자는 다음 날인 26일 근육통 악화 등으로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폐렴 진단을 받았다. 보건소 구급차를 이용해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인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뒤 현재 격리 치료를 받는 중이다.
이와 관련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전 메르스 즉각대응 태스크포스 팀장)는 “당국이 발표한 내용으로 보면 세 번째 환자의 경우 의사와 직접 대면한 게 아니기 때문에 의료진이 현업을 배제한 채 능동감시를 받아야 할 대상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지금은 병원내 환자들이 많은 상황에서 계속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게 아닌 만큼 과거 병원 전체나 부분 폐쇄가 이뤄졌던 메르스 때와 다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우주 교수는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전파 양식이나 위험도가 보다 정확해져야 한다”며 “방역대책이나 관련 인력, 예산을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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