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과 관련해 교육부가 개학연기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데 이어 서울교육청도 개학 연기를 철회한 가운데, 초등학생 아이를 둔 학부모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9일 오전 김원찬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 주재로 우한폐렴 관련 실·국장 대책회의를 열고, 개학 연기에 대한 검토 방침을 잠정 철회했다. 지난 28일 서울시교육청이 ‘개학 연기’를 검토하겠다고 밝힌지 하루 만이다.
앞서 교육부는 개학 연기 실시관련 보건당국과 협의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이로써 개학이 계획대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면서, 당장 아이들을 학교에 등교 시켜야하는 학부모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를 둔 학부모 김모씨는 “맞벌이 부부여서 아이가 학교에 가야 마음이 놓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 우한폐렴 때문에 불안한 마음이 있다. 아이들의 면역체계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감염이 더 쉬울 것 같다. 개학을 미룰 수 없다면 학교에서 감염을 막기 위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것 같다. 학원도 보내야할지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역시 초등학생 2학년의 학부모 강모씨는 “어제부터 괜히 개학 연기 검토한다고 했다가, 다시 안한다고 하니 어수선하다. 엄마들 마음은 다 똑같을 것”이라며 “아이들은 학교에 다녀야 되고, 개학 연기도 안 된다고 하니까 내가 먼저 교육을 잘 시켜야겠다는 마음이다. 그저 빨리 우한폐렴에 대한 걱정이 없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우려 섞인 반응이 대다수다. 한 네티즌은 “이 시국에 아이가 비슷한 증상을 보이면 학교를 안 보내야 정상인데, 그렇지 않다. 강제 휴교령을 내리지 않으면 생계형 맞벌이 부부들은 애 봐줄 사람이 없다면 증상이 있어도 모르는 척 학교에 보낼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외에도 “유난인 것 같지만 상황이 심상치 않아서 걱정된다. 학원도 그만둬야 되나 싶다”, “3, 4번째 확진자들이 증상이 있음에도 여기저기 돌아다닌 것 보고 어이가 없었다. 학생들에게 등교 선택권을 주지 말고 휴교를 내리는 게 맞다고 본다”는 반응이 있다.
한 학부모는 “오늘이 개학인데, 고민하다가 아이를 등교시키지 않고, 결석처리 했다. 이런 질병에는 아이들이 제일 취약하다. 아이 키우기 참 힘든 나라”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차분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초등학교 3학년 아이를 둔 어머니 한모씨는 “정부를 믿어야지 어쩌겠나. 뉴스를 보니까 아직 국내에서 감염이 된 경우가 없다고 하니까, 믿어보려고 한다. 개학 연기하면 괜히 불안감만 더 키워내는 것 같기도 하다. 내가 뉴스를 잘보고 아이에게 잘 가르쳐줘야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4학년 아이를 둔 학부모는 “개학 연기와 관련해서 정부입장이 엇갈린 것은 부정적으로 본다. 이로 인해 시민들이 더 불안한 것 같다. 정부에서 일관성 있는 태도가 필요해 보인다”며 교육당국과 정부를 비난했다.
이어 “걱정은 된다. 그러나 아이들 학교 정도는 보내도 그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과하게 불안해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단 주위에 확진 환자가 생기면 그때는 불안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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