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3시 23분 광주소방안전본부 119상황실. 한 20대 남성이 전화를 걸어와 “여자친구와 중국에 다녀왔는데 열이 난다”고 신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을 우려한 상황실 근무자는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으라”고 답했다.
광주시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남성은 시내 어떤 병원도 찾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사실을 파악한 보건당국이 남성에게 확인 전화를 걸었더니, 남성은 “광주의 한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독감 판정을 받았다. 우한 폐렴은 아니다”고 했다. 보건당국이 해당 대학병원에 확인한 결과, 남성은 방문하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광주 북부경찰서 역전지구대에 수사 공조를 요청했다. 경찰은 남성에게 전화를 걸어 역전지구대로 나와 달라고 했다. 29일 오전 11시 반 남성이 지구대에 나타날 때 119구급대원과 보건소 직원, 경찰 등 10여 명은 방호복을 입고 기다렸다.
가명으로 신고한 남성은 중국에 다녀온 적이 없었다. 8시간 동안 경찰, 보건당국 등은 헛고생을 한 셈이다.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새벽 PC방에서 게임을 하는데 옆 좌석 손님이 중국에 다녀왔다고 했다. 재미삼아 신고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남성을 경범죄처벌법상 허위신고로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공무를 방해해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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