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차관, 진천 찾았다 옷 찢기고 물세례…주민들과 충돌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29일 밤 우한 교민들이 수용될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을 찾았다가 이에 반발한 주민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1

중국 우한 교민들이 수용될 충북 진천군에서 수용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정부 관계자 간 충돌이 발생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29일 오후 주민들에게 우한 교민 수용과 관련한 정부 방침을 설명하고자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찾았다.

김 차관은 인재개발원 앞 도로에서 농성 중이던 주민들과 만나 “최선의 조치를 다해서 여러분들의 우려가 기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안심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설득에 나섰다.

그러나 주민들은 ‘정부는 즉각 철회하라’라는 문구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결사 반대”를 외쳤고, 한 주민은 김 차관을 향해 물을 뿌리는 등 거세게 항의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29일 밤 우한 교민들이 수용될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을 찾았다가 이에 반발한 주민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1

김 차관이 자리를 떠나려 하자 주민들은 김 차관을 막아섰고, 이 과정에서 일부 주민들이 김 차관의 옷을 잡아당기는가 하면 물병, 종이컵 등을 던지는 등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경찰 수십여 명이 현장에 투입된 뒤에야 상황은 정리됐다.

김 차관이 떠난 후에도 주민들은 현장에 남아 ‘우한 교민 결사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농성을 이어갔다. 이들은 우한 교민 수용 방침이 철회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이날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입국하는 교민들의 격리 수용 장소로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발표했다.

이에 현지 주민들은 장소 선정에 대한 타당성이 부족하고, 선정 과정에서 현지 주민들과의 소통이 없었다고 지적하며 크게 반발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