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이날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관련 임 전 비서실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날 오전 10시 4분쯤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나타난 임 전 실장은 “(혐의를)입증할 수 있냐? 책임질 수 있냐”고 검찰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임 전 실장은 “저는 과거에도 검찰의 무리한 기소로 피해를 입었다”며 작심한 듯 발언을 쏟아냈다. 이어 “무죄 받기까지 3년 가까이 말하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며 “검찰 업무는 그 특성상 한사람의 인생과 가족을 뿌리째 흔드는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검찰은 그 어떤 기관보다 신중하고 절제력 있게 행사해야한다”며 “이번처럼 하고 싶은 만큼 전방위로 압수수색을 해대고, 부르고 싶은 만큼 몇 명이고 불러서 사건을 구성하고 법조문 구석구석 들이대면, 몇 명이든 누구든 기소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건 아니지 않나? 이번 사건은 작년 11월에 검찰총장의 지시로 검찰 스스로 울산에서 1년 8개월 덮어놓은 사건을 이첩할 때 이미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기획됐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임 전 실장은 “아무리 그 기획이 그럴듯해도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며 “정말 제가 울산지방선거에 개입했다고 입증할 수 있나? 입증 못하면 그땐 누군가는 반성도 하고 사과도 하고 책임도 지는 것이냐?”고 물었다.
또한 “저는 우리 검찰이 좀 더 반듯하고 단정했으면 좋겠다. ‘내가 최고다. 누구든 기소할 수 있다’ 제발 그러지들 말고, 오늘날 왜 손에서 물 빠지듯 검찰 신뢰가 사라지는지 아프게 돌아보라”고 전했다.
끝으로 “모든 권력기관은 오직 국민을 위해서만 필요하다.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며 “구체적인 질문은 조사 후에 나오는 길에 필요하면 답변 드리겠다”고 마무리했다.
이후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은 채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임 전 실장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출마를 권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 후보자의 불출마를 위해 송 시장의 경쟁자에게 공기업 사장 등 다른 공직을 제안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SNS에 잇따라 글을 올리고 “임종석을 보라. 검찰이 수사가 아니라 정치를 한다고 비난하며, 국민과 함께 지켜보겠다고 협박한다”라며 “이 사람아, 국민이 널 지켜보고 있어요. 이 나라가 언제부터 도둑이 포졸한테 윽박지르는 나라가 됐나”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내가 임종석이고 죄가 없다면, 검찰의 소환에 기꺼이 응했을 것”이라며 “그 검찰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이고, 그 수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총장이라는 점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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