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인사발령으로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을 떠나는 검사들에게 “법과 원칙을 지키는데 저항이 있기 마련이고 그걸 뚫고 나가는 데 큰 어려움도 있을 수 있다”며 “잘 헤쳐 나가면서 원칙을 지키는 것이 검사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31일 오전 11시 대검찰청 1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상반기 검사 전출식에서 “어느 위치에 가나 어느 임지에 가나 검사는 검사동일체원칙에 입각해서 운영되는 조직”이라며 “여러분들의 책상을 바꾼 것에 불과하고, 여러분들의 본질적인 책무는 바뀌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은 검사이면서 또 대한민국의 공직자”라며 “어느 위치에 가시거나 검사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늘 성찰하시고, 또 공직자로서 우리의 본분을 잃지 않도록 잘 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당부했다.
윤 총장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검찰 업무처리 패러다임이 크게 바뀐다는 점을 언급하며 “그동안 배우고 경험했던 업무방식에서 벗어나 검찰제도와 검사의 직무에 대한 본질을 깊이 성찰해 바뀐 제도에 어떻게 적응해 나갈지 깊이 고민해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오는 4월 국회의원 총선거가 치러진다는 점을 강조하며 ”검찰의 수사 역량을 집중해서 공정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선거사범 수사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객지에서 건강을 잘 지키고 또 밝은 모습으로 다시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끝을 맺었다.
이날 전출식에는 지난 23일 인사 대상이 된 검사들이 2월3일 새 임지로 옮기는 것을 앞두고 이뤄졌다. 법무부는 앞서 고검검사급 검사 257명과 일반검사 502명 등 759명에 대한 인사를 내달 3일자로 단행했다. 당시 인사로 현 정부 수사팀을 이끈 차장검사 3명은 모두 지방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2차장(50·사법연수원 29기)은 평택지청 지청장, 조국 전 법무부장관 가족 비리사건을 수사해온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50·29기)는 여주지청 지청장으로 발령 났다.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의혹을 수사한 홍승욱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47·28기)는 천안지청 지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부장검사 가운데는 조 전 장관 일가를 수사해온 고형곤 반부패2부장(50·31기)만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장으로 이동했다. 청와대 선거개입과 감찰무마 의혹을 각각 수사하는 김태은 공공수수사2부장(48·31기)과 이정섭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49·32기)은 자리를 지켰다. 부부장 검사와 평검사들도 이동이 없거나 각 팀에서 1명이 전보하는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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