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공기중에선 길어야 사흘… 자외선에 특히 약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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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다른 생물 세포안에서 영양분 얻어… 무생물서 번식하는 세균과 달라

바이러스는 질병을 일으키는 전염성 병원체다. 다른 생물(숙주)의 세포 속에서 영양분을 얻어 생명을 유지한다. 무생물에서 번식하는 세균과 다른 점이다.

그래서 바이러스는 공기 중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없다. 이상원 질병관리본부 진단관리과장은 “바이러스는 공기 중으로 배출되면 거의 사멸한다. 아주 길어야 사흘밖에 못 산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서 살기 어려운 이유는 또 있다. 광선에 약해서다. 특히 자외선을 쐬면 죽는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공간 혹은 야외에서 순전히 공기만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바이러스 감염병 환자와 같은 공간에 있다가 옮았다면 그건 바이러스가 ‘공기’를 타고 옮은 게 아니라 ‘공기 중 분비물’을 타고 옮은 것이다. 감염병 환자의 침이나 콧물을 타고 옮는다는 얘기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학자들이 ‘공기 중 감염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하는 건 ‘공기 중 비말(환자가 튀기는 분비물) 감염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하는 것”이라며 “비말은 공기 중에 오래 머물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날아간다 해도 길어야 1m 정도”라고 말했다.

바이러스는 유전 형태나 기생체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된다. 과학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 중에 동물뿐만 아니라 인간까지 감염시키는 것을 6개로 보고 있었다. 우한 폐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또한 동물(박쥐)에서 유래해 인간까지 감염시킨 것으로 알려져 이제 7개로 늘어나게 됐다.

중국 현지에서는 ‘공기 중 감염’ 가능성이 조금씩 언급되고 있으나 국내 전문가들은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다. 우한 폐렴의 전염성 자체가 다른 바이러스보다 강력하다는 의견도 있기 때문이다.

통상 바이러스는 증상이 나타난 뒤 전염이 시작된다. 하지만 전염성이 강한 일부 바이러스는 숙주의 증상이 없을 때도 전염된다. 우한 폐렴의 경우 중국뿐 아니라 일본 등에서 이른바 ‘무증상 감염’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예상했던 것보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력이 훨씬 강할 수 있다.

그래도 전문가들은 중국 이외 지역에서 우한 폐렴 사망자가 나오지 않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물론 다른 나라의 감염자가 중국에 비해 훨씬 적긴 하지만 중국에서 사망자가 빠르게 느는 것과 비교하면 다른 양상이다. 여러 추측이 나오지만 초기에 방역과 집중 치료가 잘 이뤄진다면 사망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우한 폐렴#코로나 바이러스#공기 중 감염#비말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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